대면활동 자제 속 나눔 저조 우려
다양한 비대면 기부활동 노력 지속
작은 재능기부만으로도 도움 가능

▲ 조미정 울산연구원 박사·공공투자센터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마지막 달인 12월도 벌써 몇 일이 지났다.

올해는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잠식했고, 이로 인해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처음으로 12월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게 되었고, 수능선물이 떡이나 엿 등에서 모바일선물서비스로 변화되는 ‘웃픈’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리서치에 의하면, 지난해 대비 국민들의 행복감은 하락했고 걱정과 우울감은 상승했다고 한다. 일례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사람들의 심리적인 증상을 대변하는 신조어인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성된 ‘코로나블루’가 등장했고, 이후 코로나 분노로 일컬어지는 ‘코로나레드’를 거쳐 최근에는 암담하고 처참한 심리상태를 대변하는 ‘코로나 블랙’이라는 용어를 일상에서 심심찮게 듣게 된다.

전문가에 의하면, 심리적 결핍으로 생기는 외로움은 경제적 결핍만큼이나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아동·장애인· ·노인·사회복지시설 생활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심리적 결핍에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취약계층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미 어르신 코로나19 예방 및 지원대책의 일환으로 거동불편 재가 노인 식사 배달, 요보호 어르신 대체식 제공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비대면 상담서비스 제공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지친 어르신을 위한 건강 정보, 문화예술, 코로나19 예방 등 콘텐츠를 만들어 지역 유선 방송에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지방정부 주도의 취약계층 지원사업과는 별도로 민간차원의 나눔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4235명의 자원봉사자가 92만7697장의 연탄을 6349만 가구에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지난해 대비 자원봉사자 수는 4분의 1, 연탄수는 5분의 1 정도 감소한 수치라고 한다.

올해 이미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성금모금과 유례없이 길었던 여름 장마 피해복구를 위해 수재의연금을 기부한 바 있고,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예정된 자원봉사활동이 취소되는 등의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1.5~3단계로 상향하는 등 대면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하여 최근에는 비대면으로의 나눔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자선냄비와 함께 제로페이 QR코드, 간편결제 안내판도 함께 비치해 온라인 성금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에서는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을 울산페이로 지급할 계획이며, 현대자동차 노사에서도 ‘우리 농산물 나눔 드라이브 스루’행사를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나눔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처럼 취약계층을 위한 물질적인 도움도 필요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재능기부도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에서는 ‘일상 속 333 챌린지’를 통해 걸음을 기부해 취약계층에게 나눔을 전할 수 있는 행사를 추진한 바 있으며, 한 대학에서는 집에서 직접 제작한 필터교체용 마스크, 팥 찜질팩, 비누, 손세정제, 마스크 스트랩 등을 모아 지역사회단체에 기부하는 행사를 추진하기도 했다.

일반 시민이 재능기부를 하고 싶어도 어느 곳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므로 지자체 차원에서 비대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재능기부 의사가 있는 시민과 연계시켜줄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모두가 힘든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연말연시를 맞아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미정 울산연구원 박사·공공투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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