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구슬 부딪히는 힘 활용

암모니아 합성하는데 성공

운송·저장비용 절감도 기대

▲ 획기적인 암모니아 합성 신기술을 개발한 UNIST 백종범(가운데) 교수 연구팀.
세계 10대 화학 물질 중 하나인 암모니아를 작은 쇠 구슬을 굴리는 것만으로 합성하는 신기술이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값비싼 설비 없이도 암모니아를 산업현장에서 쉽게 생산할 수 있어 생산·저장·운송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이 작은 쇠구슬들이 부딪히는 물리적인 힘으로 기계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암모니아(NH3)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용기에 쇠 구슬과 철가루를 넣고 회전시키면서 질소기체(N2)와 수소기체(H2)를 차례로 주입하는 방법이다. 빠르게 회전하는 쇠 구슬에 부딪혀 활성화된 철가루 표면에서 질소기체가 분해되고 여기에 수소가 달라붙어 최종 생성물인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이용해 저온·저압 조건(45℃ 및 1 bar)에서 82.5%의 높은 수득률(收得率, 원료물질로부터 화학적 과정을 거쳐 목적물질을 얻는 경우에 실제로 얻은 양의 이론양에 대한 비율)로 암모니아를 생산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하고 큰 설비 없이 필요한 위치에 바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모니아 가스를 액화해 운송하거나 저장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촉매로 쓰이는 철가루도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백종범 교수는 “100여년 된 암모니아 생산 공정의 각종 단점을 보완하는 간단한 암모니아 생산 방식을 개발했다”며 “암모니아를 고온·고압 설비 없이 각종 산업 현장에서 즉석에 생산 할 수 있어 저장·운송에 쓰이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Nature Nanotechnology에 14일자(현지시각)로 공개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