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된 메타표면의 이미지 및 원형이색성. UNIST 제공

장파장 중적외선 레이저빔을 중파장 중적외선으로 바꾸는 새로운 기술이 UNIST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작고 얇은 평면 구조체(메타표면)와 빛을 만나게 해 빛의 파장을 바꾸는 기술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전기전자공학과 이종원 교수팀이 입사되는 빛의 원편광 회전 방향에 따라 빛 파장을 선택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메타표면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메타표면은 빛 파장보다 훨씬 크기가 작은 인공구조물인 ‘메타아톰’이 표면에 빼곡하게 배열된 평면 구조체다. 개발된 메타표면에 입사된 빛은 원편광 회전 방향에 따라 그 파장이 2분의 1 또는 3분의 1로 크기로 줄어든 새로운 파장의 빛으로 변환된다. 이 특성을 이용하면 상용화된 장파장 중적외선 레이저 빛을 메타표면에 쏘아 파장이 짧은 중파장 중적외선 영역 빛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중적외선을 이용한 흡수분광분석은 물질 분석법 중 가장 높은 정확도와 식별력 갖는다. 흡수분광분석은 빛을 물질에 흡수시켜 성분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기존의 중적외선 영역 빛을 내는 레이저 광원은 나노미터 두께의 반도체를 수천 겹 가량 쌓아 만들기 때문에 제조 과정이 까다롭다. 또 광원 하나 가격도 비쌀뿐더러 광원 하나로 전체 중적외선의 일부만 만들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메타표면을 쓰면 하나의 중적외선 레이저로 중적외선(3~12μm) 대부분 영역을 포함하는 빛 생성이 가능하다. 

이종원 교수는 “상용화된 중적외선 레이저와 하나의 메타표면을 이용해 여러 대의 중적외선 레이저를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이번 연구를 통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표면은 여러 층으로 구성된 아주 얇은 반도체 위에 2종류의 특이한 기하학적 구조(깨진 거울 반전 대칭 구조)를 갖는 메타 아톰이 배열된 형태다. 빛의 위상도 이 메타아톰을 회전시켜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두꺼운 렌즈 없이 빛을 모으거나 분산시킬 수 있다. 아주 얇은 카메라 같은 평면광학기기 구현도 가능한 이유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메타표면은 광대역 중적외선 광원뿐만 아니라 고효율 비선형 홀로그램, 초고감도 카이랄 센서, 비선형 광 정보처리 소자 등 다양한 신개념 평면 광학 소자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 지난달 11일자로 출판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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