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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겸 전 울산 남구청장 권한대행

민선7기 울산시정은 처음으로 보수에서 진보로 교체된 정권이기에 특별히 이목이 집중됨은 당연지사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2014년부터 불어닥친 조선업 위기와 저성장 기조에 따른 경제적 한파 때문인지 많은 시민들로부터 변한 것이 없다고 설왕설래다. 아울러 시도지사 수행만족도 평가에서도 줄곧 저점을 찍어왔다. 원통한 노릇이다. 왜냐면 실제 변한 것이 없다면 겸허히 머리를 숙여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공직을 떠난 필자가 민간인 신분으로 눈치를 안봐도 되는 입장에서 민선7기 시정이 과연 변화가 없었는지를 냉정하게 되짚어 본 결과, 반문이 생겼다.

먼저 가장 큰 변화는 타 도시에는 다 있고 울산에만 없던 외곽순환도로 외 2개 사업이 예타 면제까지 받으면서 두서면에서 농소~강동에 이르는 도로를 착수할 수 있게 했다. 또 산재병원과 농소~경주간 도로 확장 사업비도 함께 지원을 견인해 만성교통 체증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울산신항 북항 ‘동북아오일허브’ 사업의 경우 중국자본이 약속을 어기고 철수하는 바람에 6년여간 사실상 중단 상태였었는데 SK가스와 석유공사 등의 대규모 합작투자를 이끌어내서 ‘동북아오일가스허브’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또 KTX 복합특성화단지 기업투자 유치를 통한 언양 서부권 지역개발 활성화 바람도 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자율주행차 개발지원을 비롯한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주력산업 고도화사업 추진과 미래세대 먹거리를 위한 신산업 창출에도 정부와 크고 작은 많은 사업을 협업했다.

경제자유구역지정, 국가정원지정, 수소·게놈·이산화탄소자원화 등 규제자유특구 지정은 물론 총리와 대구·경북지역 단체장과 머리를 맞대고 울산 물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렇듯 나인 브릿지 사업 추진을 봐도 정권교체 후 민선7기 송철호호는 틀림없는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시정 평가 여론조사 결과는 왜 최저점에 맴도는 것일까? 울산이 처한 오늘의 현실 탓인가 생각해본다.

필자가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감히 울산시 행정지원국장을 지낸 과거의 종합행정가라는 관점에서 분석해본 작금의 울산시민 감정은 이러하다 싶다.

첫째는 국내외적 저성장 기조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 경제적 시름 탓에 시정 만족도가 바닥을 친 것이다.

둘째는 반대급부라 생각된다. 시의 예산은 매년 유사한 규모에서 나누어 주는 상황이다보니 기존의 보수정권 수혜자는 다소 지원의 폭이 줄어드는 느낌이어서 섭섭하고, 진보계층 시민들은 오랜 세월 외면받아 왔던 바 정권이 바뀌었으니 이젠 확실한 지원 수혜를 베풀어 줄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는 섭섭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는 혹평일수도 있다.

셋째 역시 그렇다. 울산은 산업화 과정에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산실 역할을 수행했기에 고도성장기 기업을 믿고 의존해오다 기업이 어려워져 떠나고 하다보니 갑자기 시정부가 해결책을 준비하지 않고 뭐하고 있냐는 쓴소릴 떠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정부가 사상 유례없는 예타 면제와 많은 국비 확보 등 그야말로 동분서주하며 많은 일을 하고서도 외면받고 혹평을 받는 안타까운 상황이라 생각된다.

어떤 조직에서든 전임자와 후임자가 일을 못해야만 현직자가 빛나고 전·후임자가 더 잘하면 현직자가 뜨지 못하는 상대성 원리가 적용된다는 점도 관전포인트가 될 듯 싶다. 지금 울산의 경우 시장이 다른 분이면 평가가 더 좋을까? 반문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김석겸 전 울산 남구청장 권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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