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연재 울산 북부소방서 소방행정과장

‘곡돌사신(曲突徙薪)’이라는 말이 있다. 굴뚝을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아궁이 근처의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화근을 없애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라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입동이 지나면서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더니 겨울이 코앞까지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겨울철은 춥고 건조한 날씨와 전기장판, 화목보일러 등 실내 난방을 위한 전열기구와 난방용품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난방용품 등의 사용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화재 발생 비율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울산소방본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화재 737건 중 겨울철에 발생한 화재가 235건(31.9%)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매년 소방서에서는 겨울철 화재예방을 위한 불조심 홍보와 소방안전대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인한 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이는 화재에 대한 위험성과 예방에 대한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으나 ‘나 하나쯤이야’ 라는 부주의와 무관심이 원인이라 볼 수 있다.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며,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일상생활 속에서 몇 가지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째, 전기 난방용품 사용 시 반드시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여야 한다. 그리고 사용하기 전 제품의 훼손이나 전원코드의 이상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는 습관을 들여야 과열 등으로 인한 화재를 방지할 수 있다.

둘째, 전기장판의 경우 접어서 보관하면 열선 피복 손상으로 발열 및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둥글게 말아서 보관해야 하며 외출 시에는 반드시 전원을 차단하고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셋째, 화목보일러는 주변에 가연성 물질을 두지 않아야 하며, 최소 2m 이상 떨어진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투입구를 꼭 닫아 불씨가 날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연통을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주택의 경우 화재 사실을 조기에 알려주어 신속한 대피를 도와주는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초기 소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소화기를, 주상복합 등에는 피난안내도를 부착하여 유사시 대비하는 것이 좋다.

화재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예방 가능한 재난이며 안전의식과 기초소방시설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곡돌사신’의 자세로 화근을 미리 방지하고 생활 속에서 안전을 실천한다면 우리 모두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신종코로나로 인해 외부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집콕 생활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운동량이 감소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집에서도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홈트레이닝을 통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한다면 안전하고 건강한 겨울을 보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연재 울산 북부소방서 소방행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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