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 예닌 난민촌 학살의혹을 조사할 유엔 진상조사단이 이스라엘의 일정 연기 요청에도 무시하고 24일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유럽본부에 집결했다.

 유엔은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임명한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스위스 출신인 코르넬리오 소마루가 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총재, 일본의 오가타 사다코 전 유엔 난민고등판무관 등 3명의 조사위원과 군사 및 경찰 담당 자문관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오는 27일 중동지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관리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협력을 거부할 경우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으나 이스라엘의 거부로 취소된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의 중동방문 계획과는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전날 진상조사단 방문 허용을 전격 철회했던 이스라엘은 뉴욕에 대표단을 파견, 조사단의 구성과 조건을 놓고 유엔측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현재 모든 것이 보류됐다"면서 "문제의 핵심은 조사단의 임무가 결론(conclusion), 판단(judgement), 권고(recommendation)가 아니라 사실 확인에 그쳐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조사단의 판단이 일부 아랍국가들이 주장하는 예닌 전범재판에서 법적 무게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데 협상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제네바 예루살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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