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수 정치부 차장대우

울산시의회가 지난 한 해 얼마만큼의 의정 성과를 거뒀을까. 객관적인 평가 기준은 없지만 시의회는 2020년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의정 주요 성과로 6가지를 꼽았다. ‘시민 삶의 질 향상·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 활동 강화’ ‘내실 있는 의정활동을 위한 연구 활동 강화 및 역량 강화’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의정’ ‘시민과 소통하는 공감 의회’ ‘합리적 견제 및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의정’ 등이다.

첫번째 성과로 꼽은 입법활동과 관련해 시의회는 지난 한 해 동안 시교육청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보육재난지원금 지원,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과 취약 노동자 복리 증진 등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조례를 제정했다고 자평했다. 건의안, 촉구안 등을 포함하면 총 332건을 발의하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고 홍보했다. 또 의원연구단체 및 의정자문위원회의 활발한 활동을 비롯해 의정 홍보물 제작 및 배포, 시의회 홈페이지 개선 운영, 의정활동 보좌 인력 및 조직 보강, 지역 전문가와의 협업, 행정사무감사를 통한 집행부 견제 역할 강화 등도 주요 성과 세부 내용에 포함시켰다. 시의회는 주요 성과를 담은 책자도 발간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의회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역대 의회 의원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의원상을 보여줬고, 간담회, 토론회 등을 잇따라 열며 지역 현안을 고민했다.

시정질문이나 5분자유발언, 서면질문 등을 통해 시와 시교육청의 잘못된 정책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의회 본연의 역할에 집중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부 정책에 대해선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하며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시의회 의정활동에 있어 아쉬웠던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여야가 다르게 생각하는 일부 사안에 대해선 정치력을 발휘하기 보단 ‘다수결의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소수 의견 존중’만을 외치며 대립하기도 했다. 울산시의 당초예산안에 코로나19 위기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결국엔 단순한 ‘지적’에 그치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종교단체를 비롯해 국민의힘의 반발이 극심했던 민주시민교육 조례는 여야 대립 속에 소관 상임위·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협치 등을 위해 도입한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역할이 눈에 띄진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한 2020년의 해가 지고,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특히 올해는 오는 4월7일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를 비롯해 2022년 3월 대선 및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다보니 지역 정치권에 선거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한번 돌이켜봤으면 한다. 2018년 제7회 울산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이유,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여당이 180석에 가까운 슈퍼여당으로 우뚝 선 이유, 울산 총선에선 국민의힘이 6석 중 5석을 얻은 이유 등을.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절대적인 지지층이나 권력은 없다. 울산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새해 벽두부터 고민해보길 기대한다. 이왕수 정치부 차장대우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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