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순철 남구청장 권한대행

21세기의 세 번째 10년을 시작하는 올 정월은 예년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다. 여느 때였다면 지금은 서로 행운과 건강을 비는 의례적인 인사말과 덕담이 오가고, 새해의 부산스러움에 마음이 살짝 들뜨기도 하는 시기일 것이다. 하지만 신년 벽두임에도 작년부터 이어지는 코로나19 위기가 더 증폭되면서 걱정과 우려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신년을 맞는 마음이 가벼울 수만은 없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처하는 과정에서 값진 교훈과 경험을 쌓으며, 이를 새로운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위기대응 능력을 키우고,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절히 적응한다면 올 한해를 울산 남구에 오히려 새로운 도약과 번영의 초석을 놓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필자는 구민과 공무원들에게 올해의 구정 콘셉트를 ‘같이 뛰는 남구, 가치 뛰는 남구’로 제안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구민과 더 소통하고 같이 뛰면서, 구정 발전을 이루고 구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자는 적극적인 의미의 슬로건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총력 대응한 성공적 보건행정의 경험이 있고, 경제침체 속에서도 1만1500여개의 각종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과를 낸 저력을 이어간다면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짐작하는 것처럼 올해도 코로나19 대응이 우리 구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감염·확산 차단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찾아가는 검체 채취, 화상카메라와 전자출입명부 등 이미 구축해 놓은 방역 체계에다 상시 선별진료소와 감염병대응팀을 신설해 장기전에 대비하는 지속가능한 방역체계를 완비할 계획이다.

각종 재난에서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하고 반경 30㎞ 이내에 원전 12기가 소재한 남구는 특히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둬야 한다. 유해 화학사고 행동 매뉴얼을 보급하고, 다양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안전문화를 확산해서 안전체계를 확립하는 일이 그래서 중요하다. 지난해 삼환아르누보 화재 때 단 한명의 희생자 없이 신속히 사고를 수습하고 이재민을 지원하는 등 모범적인 재난·재해 대응으로 2년 연속 재난관리평가 우수기관에 선정된 실력을 발휘한다면 안전도시의 명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위축된 지역경제 회복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착한가격업소 시설개선, 컨설팅 지원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경영안정자금 융자규모 확대, 음식점·제과점 기술 교육, 간판교체 지원으로 골목상권 활성화에 신경 쓸 계획이다. 또, 남구만의 맞춤형일자리 사업을 계속 이어가는 등 구가 추진하는 사업이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은 구민행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구민 개개인의 삶을 더 따뜻이 살펴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울산 최초로 모든 동에 배치한 맞춤형복지팀은 올해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동마다 3명의 복지팀이 직접 주민을 찾아가 상담하고 건강을 돌보게 된다. 아동·청소년 복지부터 여성권익 증진, 노인돌봄 등 남구의 생애주기별 복지서비스도 복지사각 지대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

도시환경을 개선해 구민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가 가진 경제·문화·역사적 가치를 살려 미래가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은 남구를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명품 지자체로 자리 잡게 할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삼호동, 옥동, 신정3동 도시재생 사업과 삼산동 복합문화센터, 반다비 빙상장 건립 등의 사업을 추진해 명품도시 남구 실현을 앞당길 것이다. 올해도 우리 직원들은 언제나처럼 남구의 미래와 구민을 위해 우직하게 구정이라는 밭을 가꾸고자 한다. 새해의 각오와 다짐이 알찬 수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땀흘리면서, 구민과 함께 숨쉬고 구민과 같이 뛸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남구의 우직한 발걸음에 함께 뛰어주는 구민의 신뢰와 성원이 더해진다면 수확의 열매는 더 크고 풍성할 것이다. 박순철 남구청장 권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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