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는 단 한 사람, 고객뿐이다. 고객은 사장에서부터 하부의 직원들까지 모두 해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고객이 우리를 찾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일자리를 모두 잃을 수 밖에 없다." 포천(Fortune)이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자 매출액 세계 최대 회사인 월마트(Wal-Mart)의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인 샘 월튼(Sam Walton)의 말이다. 기업경영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만족이 곧 기업의 발전이라는 "고객만족경영", "고객감동경영"이 오늘날 경영학의 주된 흐름이 되고 있다.

 한때, 프레더릭 테일러(F. Taylor)의 과학적 관리법이나 헨리 포드(H. Ford)는 포드 시스템과 같이 생산활동에 초점을 둔 경영기법이 나오고, 생산활동이나 제품자체에 경영활동의 초점이 맞추어졌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생산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제품의 대량공급시대가 열리면서 공급보다는 수요측면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의 초점이 바뀌게 되었다.

 1923년 GM의 알프레드 슬론(Sloan)회장은 이전까지 검은색에 단일 모델이었던 자동차 시장에 "고객이 좋아하는" 디자인과 색상의 자동차를 내놓으면서 "마케팅" 개념을 도입하였다. 이후 고객이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서 고객이 왕(王)인 시대가 온 것이다. 고객이 존재하면 없던 돈도 끌어올 수 있고 없던 인재들도 모을 수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존재하지도 않는 조선소에서 앞으로 만들 배를 사줄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조선소 건설자금을 차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영국수출신용보증국(ECGD)의 총재는 정 회장에게, 아무리 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배를 사줄 선주(船主)가 없으면 소용이 없고, 배를 만들어 놓아도 사주는 사람이 없으면 원리금을 어떻게 갚겠냐며, 차관의 승인을 위해 배를 살 사람이 있다는 확실한 증명을 요구했다. 당시 조선 선진국이 아닌 한국에서, 선박건조 경험도 전혀 없었던 정 회장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고객의 확보였다. 그는 울산 미포만 지역의 지도 한 장과 외국선사에서 빌린 유조선 도면을 들고 고객을 찾아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그리스의 리바노스라는 고객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오늘날의 현대조선이 탄생했다고 한다. 이렇듯 고객을 발굴하고 확보하는 것은 사업의 출발점이 된다.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한국 사업가들 중에는 "이 정도의 기술과 품질이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거나, 충분한 시장조사도 없이 "이 제품은 중국에서 잘 팔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서둘러 사업에 착수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오늘날 소위 "잘 나간다"는 세계 일류기업은 대부분 중국시장에서 많은 전문가를 두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고객의 마음 속을 파고들고 있다.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기술자와 탁월한 관리자가 아무리 많아도 고객을 찾지 못하면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기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자 가장 중요한 일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들의 입맛에 부합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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