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긴장마·태풍에 작황 부진

20㎏ 쌀값 평년比 28% 오른 6만대

AI 발생에 계란 등 부식도 오름세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는 영향을 받아 달걀과 가금육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격히 출렁이고 있다. 18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시민들이 계란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남구에 사는 주부 A(35)씨는 최근 인근 마트에서 양파를 집어들었다 이내 제자리에 다시 내려놨다. 최근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서다. 인근 계란코너로 발걸음을 옮겨서 계란 한판(30개 기준) 가격을 물어보니 최저가가 7000원대다. A씨는 “쌀값부터 시작해서 생필품 가격이 올라도 너무 살인적으로 오르니 장보기가 겁이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가정 내에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설 연후를 한달여 앞두고 울산지역 밥상물가가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주식인 쌀과 더불어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은 물론 계란 등 축산물·수산물 가격도 연일 치솟고 있다.

18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울산 신정시장의 쌀 20㎏(상품) 소매가격은 6만2000원이다. 평년 쌀 소매가격 4만8333원과 비교하면 무려 28.2%나 오른 것이다. 울산 대형유통업체의 쌀 소매가격은 지난 4일 6만900원을 기록한 이후 현재 5만8900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이 또한 6만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쌀 20㎏ 기준 소매가격은 6만465원으로 지난해 같은달 5만2350원보다 15.5% 상승했다. 쌀 소매가격은 지난해 10월 5만6314원, 11월 5만8906원 등 꾸준히 올라 이미 지난달 6만원 선을 돌파했다.

쌀 뿐만이 아니라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긴 장마와 잇따른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양념채소류 가격을 보면 신정시장 기준 고춧가루(1㎏·상품)가 3만8600원, 양파(1㎏·상품)는 3000원으로 각각 평년대비 50% 이상 올랐다. 대파(1㎏·상품)도 4000원으로 평년대비 39.5%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과일류 또한 사과 10개(후지·상품)의 가격이 3만5000원으로 평년(2만3333원)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축산물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는 영향을 받아 계란과 가금육을 중심으로 급격히 출렁이고 있다.

신정시장의 계란 한판(특란 30개·중품)의 소매가격은 6500원이다. 지난 5일 6000원으로 오른데 이어 일주일만에 500원이나 더 오른 것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한판 가격은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8년 3월1일 이후 처음으로 지난 7일 6000원을 돌파했다.

한우는 지난해 6월3일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 10만원을 넘은 이후 현재까지 10만원대의 가격을 이어가고 있다.

수산물 또한 밥상에 자주 오르는 김이 17.3%, 건멸치가 15.7% 오르는 등 10%대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I 발생과 한파, 국제 식량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공급 측면의 가격 상승 요인에 의해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며 “다가올 설 명절 특수까지 겹치면서 이같은 밥상물가의 초강세가 올 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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