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 10월께 기획전
1921년 10월 첫 개통 이후
울산 땅값 오르고 인구 유입
사통팔달 교통망 효시가 된
역사적 의미 재조명 기대

▲ 1930년대 울산역 흑백사진. 역사명 蔚山(울산)이 적힌 표지판과 기모노 복장의 승객들이 보인다. <울산박물관> 수록 자료

2021년 올해는 울산지역사(史)에서 기념비적 사건이 많다. ‘울주대곡리 반구대암각화 발견50주년’ ‘박상진 의사 순국 100주년’ 등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나 반드시 조명해야 할 일이 또 있다. 근대울산의 포문을 연 첫번째 교통수단인 ‘울산 철도개통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울산박물관이 오는 10월 전후해 관련 100주년의 의미를 알리는 기획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울산의 철도는 1921년 10월25일 개통했다. 울산에서 불국사에 이르는 구간이다. 그 때의 철도는 협궤열차가 다니는 경편철도로 폭이 0.762m에 불과했다. 최초의 울산역은 지금의 울산시 중구 성남동 언저리에 있었다.

개통 당시 철도의 이름은 중앙선이다. 울산~불국사 간 29.9㎞를 운행하였다. 중간역은 호계, 모화, 입실. 1등실 요금은 4.83원, 2등실은 3.95원이었다. 1년 뒤인 1922년 12월 울산 병영에도 간이 정거장이 하나 더 설치됐다.

1935년 12월16일 광궤철도(폭 1.435m)의 동해선이 개통하면서 울산역은 성남동에서 학성동으로 이전·신축됐다. 기존 역에는 철도관사 등이 남았지만, 그 외 대부분의 부지는 재개발돼 울산세무서와 공회당, 소방조 등이 차례로 들어섰다. 이는 지금의 울산시 원도심에 시계탑사거리와 소방서, KT사옥 등이 들어서게 된 배경이다.

울산의 철도가 광궤로 바뀌게 된 것은 1926년 발표된 조선총독부의 조선철도12년계획서에서 비롯된다. 조선총독부가 기존 사설철도를 매수하면서 울산~불국사 사이는 광궤로 바꾸었고 울산~부산 간은 광궤철도를 아예 신설한 것이다. 한때(지금은 없지만) 태화강을 건너는 철교가 세워진 것도 그 때였다.

이처럼 울산철도 개통과 울산역 이전은 당시 울산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동아일보 1936년 2월2일 자 기사에는 평당 몇 십전하던 땅값이 2~3년만에 4~5원으로 폭등했으며 울산인구가 1년 동안 200호, 2000명이 늘어났다고 했다. 역 주변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수리조합·농업창고·농업학교 등이 이전하거나 새로 생겼다고로 전한다.

▲ 1930년대 울산역 흑백사진. 역사명 蔚山(울산)이 적힌 표지판과 기모노 복장의 승객들이 보인다. <울산박물관> 수록 자료

이후 울산역은 철로 이설에 따라 1992년 8월20일 울산시 중구 학성동에서 남구 삼산동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삼산동 울산역은 2010년 11월 울주군 삼남면에 고속철도(KTX)를 위한 개통하는 새로운 역으로 이름을 물려주고, 태화강역이라는 새이름으로 바뀌었다.

지역사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울산시, 코레일 등 공공기관을 통해 옛 자료를 확보하고 관련 시기를 특정할 만한 일제강점기 사진과 동영상을 섭렵해 이같은 울산철도역사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제강점기 신문기사에 실린 낙성식 장면과 1930년대 동영상 중 역사 및 철도운행 장면도 마찬가지다. 옛 울산지역 고교생들이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학성동 울산역에서 찍은 기념사진도 귀한 자료로 활용된다.

울산근현대 도시발전사를 연구해 온 한삼건 울산대 명예교수는 “울산철도개통 100주년 자체도 큰 의미가 있지만, 정확히 개통 100년 만인 올해 울산에서는 철도사의 기념비적 사건이 한번 더 이뤄진다. 부산에서 울산 도심까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완공되는 것이다. 지난 100년과 미래 100년을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행사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형석 울산박물관장은 “올해는 2건의 대표적 기획전시와 크고작은 테마전이 1년내내 이어진다. 울산철도100주년도 포함된다. 울산 사통팔달 효시로서 그 의미가 상당하다. 그 동안 알려지지 않은 자료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 시민들의 협조가 있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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