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우삼 울산 울주군남부종합사회복지관장

지난해 초에 발생한 사상 초유의 국가 재난사태 코로나19. 어느덧 1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3차 대유행으로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전 세계를 패닉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이번 사태로 새삼 깨달은 사실은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의 돌봄과 취약한 곳을 아프게 들추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바이러스 자체보다 전파를 막기 위한 자가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치명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장애인, 치매환자, 중증환자 등 우리사회의 약자들이 그렇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될수록 소상공인, 비정규직, 실업자 등 국가의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돌봄 공백, 자살, 가정폭력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부작용이 우리 주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독거노인의 경우 거리두기로 인해 자녀들 또는 이웃들과 이별하게 되어 정서적 고립감으로 인한 우울증이 생겨나고 복지관, 경로당 등 지역사회 복지시설이 운영되지 않아 집에서 움직일 수 있는 행동반경이 제한되어 결국 보행이 어려운 상황까지 생겨났다.

국가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 그 기본은 농어촌 지역, 비수도권 어느 지역 상관 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에는 불평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적절한 의료체계와 사회적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하여 그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부족한 공공의료자원으로도 나름 K방역이라고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나 겨울에 접어들면서 3차 대유행 시기에 확진자를 찾고 추적해서 격리하는 방역에는 한계가 왔으며 음압병실 그리고 중환자 치료 역량이 턱없이 부족해 현재 공공의료병원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요양시설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그만큼 취약계층 보호에 한계가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더욱이 울산은 전국 7대 특·광역시 가운데 국립대학병원과 공공종합병원이 없는 유일한 도시로 공공의료체계의 취약성이 줄곧 지적되어 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울산대학교병원을 빼면 대부분의 병원이 경증환자 치료수준의 시설에 불과해 중증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양지요양병원 사태와 같이 확진 환자들을 격리 치료할 병상이 없어 병원 내에서 비확진 환자들과 함께 치료를 하며 병실을 대기해야 하는 위험스런 상황이 또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크며 향후 강력한 전염병이 닥칠 경우 공공의료원이 없는 울산지역에서는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공공의료시설이 열악한 지역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것을 의결하고 지자체와 예산지원 등 협조를 통해 지방의료원을 확충하고자 하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이 없는 울산광역시, 예전하고 다른 것이 있다면 시민들이 공공의료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최근 울산시가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한 의지를 표명하고 전담기구 신설과 용역추진에 나서며 각 구·군마다 공공의료원 건립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감염 및 재난대응과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라도 대도시 위주의 의료자원을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 중심으로 전국적인 의료사회망을 구축하여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최소한 의료불평등은 없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오래 전부터 논의 되었던 공공의료에 대한 정책이 이번 만큼은 시급함이 아닌 절심함을 인정하여 공공의료원이 울산에 반드시 설립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박우삼 울산 울주군남부종합사회복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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