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여전히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울산 산업계 내부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기존 자동차와 조선 등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에 속해있던 울산의 중소기업들의 경우 주력산업 침체로 인해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없이는 더이상 기업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에 따른 시장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해 기술개발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혁신으로 불황 넘는 울산 청년사업가들’이라는 제목의 기획물을 통해 울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목할 만한 기술강소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개발한 곳과 현장직 특화 출입관리시스템을 개발한 기업, 미세먼지 솔루션 개발 등 다양하다.
문제는 이들 기업들을 취재하면서 듣게되는 공통적인 애로사항 중 하나가 바로 기술인재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울산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일자리 감소인데, 이들 기업들은 기술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니 말이다. 이는 울산 산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공업도시인 울산의 특성상 그간 대부분의 일자리가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업에 집중돼 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 기술강소기업이 원하는 IT(정보통신기술), IoT(사물인터넷) 관련 인력들은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풍부한 수도권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필요한 인재들은 정보통신기술 관련 개발자와 프로그래머들이다”며 “하지만 지역에서 직원을 뽑으려고 하면 지원자도 손에 꼽을 정도에 원하는 만큼의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수도권 등에서 인재를 채용하려고 하면 추가적인 주거비용 등이 부담이다”고 말했다.
울산에 본사를 둔 기업체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기술연구센터 등의 시설을 여전히 수도권 등에서 운영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유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지역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지만 현재 울산에서는 기업이 원하는 만큼의 기술인재를 배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지역 내에서도 메이커 스페이스 운영, 특성화고 기술인재 육성 등 지자체와 경제 유관기관의 기술인재 육성정책들이 조금씩 결실을 이루고 있다. 울산의 주력산업인 제조업 혁신과 더불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기술강소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술인재 육성에 대한 더욱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우사 경제부 기자 woos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