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RPH 지지 플래카드 들고 행진하는 미얀마 시위대. 연합뉴스

군부 쿠데타로 의회 입성이 막힌 미얀마 의원들이 유엔(UN)특사와 국제관계 대표를 선임하는 등 눈물겨운 외교전을 펴고 있다.

24일 이라와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당선된 의원 15명은 쿠데타 발생 나흘 뒤인 지난 5일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를 구성했다.

지난 1일로 예정됐던 개원이 쿠데타로 무산되자 합법 정부 지원을 표방하며 뜻있는 의원들이 모인 것이다.

군부는 이 때문에 CRPH 소속 의원들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RPH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미얀마 서부 친주(州)에서 자선 의료재단을 운영하는 의사인 사사를 유엔 특사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또 1990년대 민주화를 위한 학생 운동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른 틴 린 아웅을 국제관계 대표로 선임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물론 외국과의 소통을 위해 틴 린 아웅이 거주하는 미국 메릴랜드주(州)에 국제관계 사무소를 개설했다면서 국제사회에 쿠데타를 일으킨 군사정부를 거부하고 CRPH와 공식적으로 소통해달라고 요청했다.

인권 활동가인 아웅 묘 민은 이라와디에 “이는 국제사회에 메시지를 최대한 많이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엔특사 등의 역할은 국민이 선출한 의회를 대표해 국제사회에 탄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CRPH가 의회의 한 위원회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엔특사 등이 공식 회의에 참석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라며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미얀마 군부는 작년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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