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출 울산보훈지청장

언양, 병영, 남창 이 세 지역은 공통점이 있다. 3월1일 제102주년 3·1절을 계기로 울산시민이면 이 세 지역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그렇다. 언양, 병영, 남창은 102년 전 울산의 독립의지를 만방에 알렸던 독립만세운동이 있었던 곳이다.

1919년 3월1일 서울에서 시작한 만세 소리와 태극기의 물결은 전국으로 불붙듯이 확산되었으며, 만주, 연해주 등 해외에 사는 동포에게도 이어졌다. 독립만세운동은 1919년 한해 동안 전국에 무려 1542차례에 걸쳐 일어났으며 7600여명이 사망했고, 4만6000여명이 체포·구금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운동이었다. 3·1만세운동은 이후 항일투쟁의 구심점이 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고, 국내적으로 사회경제문화에 걸친 민족운동으로 벌어졌으며, 국외적으로 무장독립투쟁이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울산에서도 독립만세운동이 이어졌는데 바로 언양, 병영, 남창 이 세 곳에서 일어났다. 언양에서는 4월2일 천도교 계통의 지역 유지들이 중심이 되어 언양장날을 기해 만세운동이 일어났고, 중구 병영에서는 청년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지금의 병영초등학교인 일신학교에 모여 4월4일과 5일에 걸쳐 독립선언서를 주민, 학생에 배포하면서 만세운동을 했다. 또 남창지역은 4월8일, 당시 울주군 웅촌면과 온양면 등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던 학성 이씨 문중 원로들이 중심이 되어 남창 장날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일본 헌병들이 총칼을 들이대는 상황에서 무기 하나 없이 맨손에 태극기를 들고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자랑스러운 역사의 현장이다.

102주년 3·1절을 맞아 울산시민이라면 적어도 이 세 지역은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나아가 우리의 아들·딸들에게 자랑스러운 교훈을 알려주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또한 욕심을 내본다면 두 가지를 더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먼저, 울산지역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울산항일독립운동기념탑이 2월26일 준공됐다.

언양, 병영, 남창지역 만세운동 뿐만 아니라 의병, 문화운동, 학생운동, 의열투쟁, 광복군, 해외 및 국내항일운동 등 운동계열은 각기 달랐지만 독립을 향한 마음만은 같았던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 102명의 이름이 새겨진 독립운동기념탑이 건립되어 시민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KBS울산방송국 뒤편 달동문화공원 내에 우뚝 서서 시민들을 맞이한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에게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를 기리고 나라사랑정신을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한가지는 올해는 울산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가 순국한지 100년이 되는 해다. 박상진 의사는 1910년 판사시험에 합격하고 평양법원에 발령받았으나 경술국치로 일제의 식민지가 되자 식민지 관리는 되지 않겠다며 판사직을 사임하고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이다. 1915년 대한광복회를 조직하고 총사령으로 추대되어 비밀·폭동·암살·명령의 4대 기본 강령을 바탕으로 군자금 모집, 친일부호 처단 등 의열투쟁을 하다 1918년 대한광복회 조직이 일경에 발각되면서 체포되어 사형언도를 받고 1921년 8월11일 순국했다. 2021년은 순국 100주기를 맞는 해로 박상진 의사 추모식을 비롯하여 특별전시, 학술회의, 다큐멘터리 제작 등 지역을 넘어 전국민을 대상으로 추모 및 업적에 대한 재조명이 있을 예정이다.

옷깃 안으로 스며드는 바람이 제법 따뜻하다. 코로나19로 많은 활동에 제약이 있는 시국이지만 울산대공원과 태화강국가정원에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제법 붐비는 요즘이다.

제102주년 3·1절을 계기로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언양의 3·1독립운동사적비, 병영의 삼일사, 남창3·1의거기념비, 달동의 울산항일독립운동기념탑, 박상진의사 송정역사공원로 향해 그 옛날 님들의 거룩하고 자랑스러운 숨결을 느껴보길 희망한다. 김상출 울산보훈지청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