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지난달 21일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안동 200㏊(200만㎡), 예천 50㏊(50만㎡), 영주 5ha(5만㎡) 등 산림 약 255ha가 소실되었다. 통상 축구장 1개 면적을 7140㎡로 봤을 때, 축구장 약 357개에 달하는 면적이 불에 탄 것이다.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았던 안동에서만 진화작업에 공무원, 소방 관계자, 군인 등 1351명이 소집됐고, 헬기 23대와 산불진화차 23대, 소방차 49대가 투입됐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해 2월15일까지 전국 강수량은 평년 대비 56%로 평년의 절반에 그쳤다. 특히 강원·영동 지역의 올 겨울 강수량은 평년의 7%에 그치며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여기에 태백산맥의 동쪽에 위치한 지형적인 영향으로 북서쪽에서 찬공기가 확장할 때마다 찬바람이 산을 타고 넘어가는 과정에서 더욱 고온건조해져서 건조한 날씨가 더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산불 발생 위험성 변화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향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규모의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승폭이 1850년 산업화 이전에 비해 2℃까지 상승할 경우, 1.5℃ 상승할 때에 비해 산불 위험도는 2배나 높아졌다. 실제 한반도에 발생한 대형 산불이 과거에는 3~4월에 집중되었던 것에 반해 최근 5년 사이에는 2월에서 5월 사이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때 이른 고온현상과 낮아진 습도 때문이다.

한편,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습도가 감소하면서 산불발생 위험은 높아지는 반면, 대형 산불 위험이 높아질 수록 지구온난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대기가 건조하면, 식물이 광합성을 하지 않으므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 봄, 전반적으로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적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월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4월에는 전국이 산불위험지역에 드는 만큼 봄철 산불예방에 만전을 기울여야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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