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육(血肉) - 제만자
부대끼면 금이 가고 멀어지면 살가운 것
마음 열어 따뜻하여라 반지르르 윤기도 도는
혈육은 세간살이처럼 만져보고 쓸어도 보고
소라 껍데기를 귀 가까이 붙여 소리를 듣는다.

▲ 김정수 시조시인

윙윙거려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어 약간의 거리를 두고 대었다 떼었다 하면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가 들린다.

부모와 형제간 곁에 있으면 작은 것도 섭섭하고 야속하던 감정이 멀찌감치 살면서 바라보면 늘 그리움이 더해 냉랭했던 마음 풀려 맑은 물소리를 낸다.

느끼는 온도마저 알맞게 높아 순풍에 더욱 정이 돈독해진다. 정갈하게 잘 닦아 정리해둔 가재도구처럼 혈연으로 맺어진 인연은 제 그릇의 모양은 달라도 보듬어 품고 도닥거리며 서로에게 힘이 돼 준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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