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한 산업·재해현장에서
사람 투입하는 대신 활용 가능해
울산도 다양한 관련기술 개발을

▲ 송동석 (주)노바테크 대표이사 과기부 사회문제해결 민관협 위원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다. 기업에서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생산 및 서비스 차질을 피하려고 대면업무를 최소화하기를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피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은 더욱더 필요한 사항으로 요구되고 있다. 거기에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곳에서 작업하거나 작업의 난이도가 높은 일은 사람 투입이 여간 꺼려지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이어 올해 중대재해법 통과에 따른 기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대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연구소와 기업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3월4일 한국기계연구원은 VR(가상현실) 기반 ‘무인작업기계 가상시험 및 관제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농업 현장에서 쓰이는 작업 기계에 무인기술을 실제로 적용하기 전에 가상환경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모의시험 기술과 장거리에서도 무인작업을 관제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개발된 기술은 사용자가 위성지도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작업경로를 지정하면, 3D기반의 가상 작업환경에서 무인작업과정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 환경인식과 경로제어 등의 무인화 핵심성능을 가상으로 시험할 수 있어, 실제 필드시험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도 있다. 관련 기술은 무인트렉터와 연동한 시연을 통하여 공개했다. 이처럼 VR기반 무인화 기술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울산에서도 3년 전부터 가상현실을 이용한 가상훈련과 원격제어 기술개발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례로 울산의 대표적인 산업인 조선업의 선박건조 현장에 많이 쓰이는 고소작업차의 가상현실과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훈련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기존의 실습은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실습하지 못할 뿐 아니라 훈련생의 숙련도 부족에 따른 위험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가상현실을 도입함으로써 훈련자는 위험으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되어 안전하고 충분한 훈련을 실감나게 받을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기능 훈련을 넘어 가상 현장훈련은 훈련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 또 다른 사례로, 울산 인근에 있는 고리원전 1호기의 폐로에 따른 원전해체를 위한 기술개발에 가상훈련과 원격제어 훈련시스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방사능 노출 위험도가 높은 원자로 해체작업을 사람을 대신해 원격 해체로봇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해체 로봇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가상 원전해체 작업장을 만들고 실제와 같은 실감나는 작업을 사전 예행함으로써 작업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다. 거기에 더불어 정교한 작업을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가상에서도 실제와 같은 물리적 특성을 시각적인 경험을 넘어 촉각으로도 전달 받을수 있는 실감훈련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위험하고 어려운 곳에서의 가상현실 기반 로봇 활용이 더욱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에는 울산 화학산업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울산정보산업진흥원과 VR 전문기업 노바테크, 화학방재 전문기업 엔코아네크웍스가 힘을 합하여 가스누출 억제 PORTAMAX 특장차의 운전 VR 시뮬레이션을 개발하여 현장에 적용하였다. 또한 5G 기반의 누출사고 대응 무인방재차량 및 시스템 개발에 대한 사전조사연구를 진행하였다. 올해부터는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하여 국비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산과 같은 독성화학물을 많이 다루고 있는 공장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한다면, 방재차량을 누군가는 운전하여 사고현장에 접근하고 방재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방재작업자는 위험한 현장으로 직접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런 상황에 꼭 필요한 기술이 바로 무인화 기술인 것이다. 위험현장에 초고속 대용량 초저지연을 가능하게 하는 5G기술과 가상현실·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한 무인방재차량이 효과적인 화학물질 누출사고대응으로 위험의 조기진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울산의 기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고 산학연관 힘을 합하여 울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가상현실 기반 무인화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면 앞서 발표된 무인화 기술개발 내용을 뛰어넘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송동석 (주)노바테크 대표이사 과기부 사회문제해결 민관협 위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