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 울산광역시민과 경울추 등의 피나는 노력으로 경부고속철 울산역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것은 우리 울산광역시 승격이후 최대의 경사요, 새로운 울산으로 도약하기 위한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다른 나라의 예를 보아도 고속철 역사의 위치선정문제는 그 도시의 향후 발전가능성을 나타내는 바로미터요, 그 도시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의사결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울산은 전국 최고의 GRDP(지역내 총생산)를 자랑하며 전국최고의 생산성을 지닌 산업의 수도인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환경오염 등 부작용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한편 석유화학과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로 말미암아 사회 발전에 따른 산업노후화가 예상되기도 한다.

 또한 세계경제의 수명주기 변동에 따라 인건비와 지대가 싸고 생산원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로 우리 울산의 산업과 공장 그리고 생산라인이 이동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우리 울산의 산업공동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 놓여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울산, 특히 울주군이 살아남는 방법은 신규 투자유치와 문화관광산업의 육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신규투자유치와 문화관광산업의 육성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바로 교통과 물류시스템의 개선이고, 그 교통문제와 물류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고속철 울산역사 설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 요즘 지방신문 등 각종 지방언론매체에서 대서특필되는 내용은 언양권이 새로운 울산의 발전축이 된다는 것이다. 역세권이 개발되고 또한 관광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 언양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장미빛 미래가 실현되기까지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각고의 노력과 희생을 뒤로 한 채 황금빛 애드벌룬을 먼저 띄워 축제의 향연을 계속하고 있으니 과거 IMF때의 "한국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말이 자꾸 생각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금 언양지역은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며, 그로 인해 땅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에 위화감이 생겨 서로 반목질시하고 있고, 땅을 갖지 못한 대다수의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사로 잡혀 향후 잘 살수 있다는 희망과 잘살아 보겠다는 의욕마저 꺾여 낙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단지 지역 정서상의 문제를 뛰어 넘어, 우리가 원하고 유치하려는 문화관광산업의 신규투자를 막을 수 있는 커다란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냉정과 이성을 되찾는 것이다. 언론이나 행정이 흥분해서 지역 주민을 지나치게 자극하여 향후 울산의 미래를 책임질 중대한 역사를 바꾸어서는 안될 것이다.

 진정한 울산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는 지역민과 행정간 열린 마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첫째, 장기적인 비전의 제시가 선행되고 둘째, 중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이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단기적인 세부계획을 치밀하게 세워 끊질긴 노력과 합심으로 그 목표를 성취하여 그 성과를 차곡차곡 축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정말 이 시점에서 우리가 배우고 본받아야 할 것은 바로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치밀하고 장기적인 도시계획이라 할 수 있다.

 열린 마음으로, 공개적으로, 보다 복합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주민과 관광객이 정말 편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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