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좋은데 쓰는 김친데 기쁜 마음으로 담가야 맛이 있죠"

 11일 오전 9시부터 울산시 동구 서부동에 위치한 현대특수아놀이원 앞뜰에서 펼쳐진 "사랑의 김장담그기"에 참여한 정혜옥(38·동구 대송동)씨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오전부터 내린 비로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비옷을 입은채 김치를 버무리고 옮기느라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지난달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사랑의 알뜰판매전"을 통해 얻어진 2천300여만원으로 6천포기의 김치를 담그는 이날 행사에는 현중주부대학, 현중어머니회, 현중여사원회 회원 등 150여명이 참여했다.

 일본, 스웨덴, 스코틀랜드 등에서 온 선주·선급의 부인 10여명과 수능시험을 끝낸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명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수시모집을 통해 대학합격증을 받아놓은 김동진(19·현대고)군은 "집에서 노는 것 보다 이렇게 나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이날 담근 김치는 모두 4천포기로 봉투에 10㎏씩 나눠 담아 570세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되고 나머지 2천포기는 12일 담가 경로당과 환경미화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수익금 중 일부는 사회복지시설인 동향원에 전달키로 하고 이날 행사장에서 성금전달식을 가졌다. 행사장 한켠에서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음악세상의 모금공연도 펼쳐졌다. 송희영기자 shy@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