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석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겸임교수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가 전 국민을 괴롭히고 있다.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게 2020년 1월이니 벌써 1년이 넘은 것이다.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듯하다 늘어나기를 반복하던 것이 3차 대유행까지 이어져 왔다. 제한된 야외활동과 불안정한 경제상황으로 국민들이 느꼈을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업계가 힘든 가운데 있다.

필자 주변에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주는 점점 줄고 있고 경쟁은 점점 과열되어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고 그중에는 도산한다는 곳도 있다. 필자는 그 원인이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추경으로 인해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많이 줄어든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SOC 예산이 줄다보니 자연스레 건설수주가 줄어들게 되고 줄어든 수주를 놓고 경쟁을 하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져 이에 밀려난 업체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지역경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또 사회 취약계층에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건설업의 불황은 지역경제의 불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로 인해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바로 사회 취약계층이다. 이들 중에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황을 오래 버틸 수 없는 사람이 많다. 이들이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난지원금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건설업 수주 안정화가 되어 일용근로자들의 일자리가 보전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울산시의 건설업체 수는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를 합쳐 1000여개의 업체에 더해 자재, 장비, 일용근로자 등 협력업체들을 합치면 무시할 수 없는 수다. 울산시에서는 지역 건설산업을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하도급률을 높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하도급률을 높여 대규모 건설공사 현장에 지역건설업체, 인력, 자재, 장비 등의 참여율을 전년 대비 1%p 상승시키는 것이 그 목표라고 한다.

이러한 울산시의 노력은 분명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를 회복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에도 한계는 있는데 일용근로자들의 일자리는 확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차원에서 예산을 늘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이는 같은 공사 금액을 많은 업체들이 나누는 것일뿐 실질적으로 건설 근로자 공급량이 늘어나는 방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건설 수주가 늘어나야 건설업체와 일용근로자 모두 살아남을 수가 있다.

과거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사스, 메르스 등의 전염병사태가 발생했을 때에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 건설투자였다. SOC 투자 확대를 통해 건설업을 활성화하고 경제 활동을 원활히 하기위해 꼭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을 공급하여 극복해온 사례가 많이 있다. 건설업계가 경기침체와 고용감소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가 속히 종식된다면 다행이지만 만일 그렇지 않다면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경제위기로 확산되기 전에 건설투자 활성화를 통해 국가 및 지역경제를 살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후방 연쇄효과의 정도를 나타내는 최근 산업별 영향력 계수에서 건설업이 1.09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업이 다른 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SOC에 대한 투자는 현재의 경기부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가 종식된 후에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코로나 기간동안 SOC 사업투자가 계속된다면 코로나가 끝난 후 생산활동과 소비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게 되어 코로나 이후의 경제부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형석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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