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재 글로벌나눔인성교육원 원장

사람은 마음을 나누고 살 때 행복하다. 딕 호잇은 행복은 형편에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에게 교훈해 주었다.

아버지 딕 호잇은 아들 릭을 낳았다. 아들 릭은 출생 때 목에 탯줄이 감겨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성마비와 중증 언어장애를 안게 됐다.

혼자서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컴퓨터 장치 없이는 의사 표현을 할 수도 없다. 그런 전신마비인 아들을 휠체어에 태워서 달리고, 수영도 하면서 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버지’ 딕 호잇이 80세를 일기로 올해 3월 세상을 떠났다.

릭은 자선마라톤 대회에 완주한 후에 “아버지, 달리고 있을 땐 아무 장애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요”라고 말했고, 딕 호잇은 이런 아들을 위해 달리기를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아들은 더 큰 꿈을 가졌다고 한다. 철인 3종을 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영을 배우고 자전거 훈련을 해서 철인 3종 경기까지 도전했다.

‘팀 호잇’은 1977년부터 2016년까지 40년간 마라톤 72차례, 트라이애슬론 257차례(철인코스 6차례), 듀애슬론 22차례 등 총 1천130개 대회를 완주했다. 보스턴 마라톤에서만 32차례 완주했다. 1992년에는 45일에 걸쳐 자전거와 달리기로 미국 대륙을 횡단(총 6010km)하기도 했다.

세계 최강의 철인들 틈에서 아버지는 아들을 실은 고무배를 허리에 묶은 채 바다 수영을 했고, 아들이 앉은 특수의자를 장착한 자전거를 탔다. 아들 없이 출전한다면 놀라운 기록이 나올 거라는 주위 사람들 반응에 아버지는 “릭이 아니라면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들 릭 또한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내 날개 아래를 받쳐주는 바람”이라고 말하곤 했다. 호잇에게는 릭 이외에 러셀과 로버트 두 아들이 더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식을 짐으로 여기고, 자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방해꾼으로 여겨서, 양육권을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 요즘은 자신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아예 결혼조차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나 혼자 누리는 자유가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 것일까? 왜 한국에는 이런 훌륭한 아버지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 사람은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다. 고로 불완전한 존재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본래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공동체 안에서 완전해 질 수 있다고 했다. 필자는 사람은 가정을 통해 완전해진다고 말하고 싶다. 가정은 불완전한 사람의 모임이다. 서로를 향해 가장 상처를 받을 수 있으면서 반대로 서로를 가장 사랑할 수 있는 곳이다.

자전거를 타는 시각 장애인이 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말이 되는가? 고장난 전기 기계도 고친다면 믿겠는가?

물론 혼자서는 안 된다. 아내의 눈이 자신의 눈이 될 때에 가능한 일이다. 아내는 자전거의 뒤에 앉아서 말로 남편을 조종한다. 남편은 건장한 팔과 다리로 정상인 사람과 똑같이 자전거를 탄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나 자기중심적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자기가 채우려고만 한다. 누군가가 나의 부족함을 채워준다면, 같은 팀이 된다면, 훌륭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팀 호이트는 그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아버지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아들이 가진 꿈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두고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또한 6살 이후 타지 않았던 자전거도 타기 시작했다.

내 옆에 있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 나의 행복을 만들어 줄 팀이 아닌가 다시 생각해 보자. 자신을 탓하거나 상대방을 비난하기 전에 우리가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면 우리의 행복이 참으로 가까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버지 딕 호잇은 움직일 수 없는 아들을 위해 일하는 동안 행복했다. 축구 선수 손흥민과 해리 케인만 팀이 되는 것이 아니다. 가족은 태어날 때부터 신이 묶어준 같은 팀이 분명하다.

오세재 글로벌나눔인성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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