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창궐 불러온 기후변화
국가·기업은 물론 가정에서도
지구환경 보전 위한 노력 중요

▲ 강학봉 울산 사랑의 열매 사무처장

코로나19로 세상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변화하고 있다. 그 원인인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인간은 백신을 만들어 대항하고, 바이러스는 조롱하듯 또 새로운 변이를 만든다. 결국 인간에게 두 손을 들 거라는 확신은 없지 않으나 지루한 싸움에 타격을 입고 지쳐가는 건 인간이다. 다시 같은 상황에 부닥치지 않기 위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노력하는 것, 그건 지구에서 일상을 지속해야 하는 우리의 숙명이다.

이런 바이러스들은 왜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점점 강하게 변이가 되고 있는가. 그것들은 왜 인류의 행복한 삶과 행복을 위협하는가. 가장 큰 원인은 분별없는 난개발과 과한 쓰레기 배출, 그것이 불러온 심각한 기후변화에 있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 그에 따라 곳곳에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방안을 모색하고 변화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최근 기업을 중심으로 부는 ESG 열풍이 그렇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라 할 수 있다.

즉, 투자의사를 결정할 때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반영하던 전통 방식을 떠나 이젠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반영하는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말이다. 2019년 일부 도입하던 것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오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앞으로는 기업투자를 위한 중요한 평가지표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1위 자산운용(약 820조원)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은 ‘환경지속성과 ESG 공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ESG를 기업평가 지표로 삼고 책임 있게 투자하겠다고 선언을 했다. 또한 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도 한국전력의 지속적인 석탄 투자를 지적하며 투자금지 기업으로 지정했고, 네덜란드 연기금(APG)도 한국전력이 탄소배출 감축 노력에 진전이 없다며 지분을 매각했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도 운용자산의 50%를 ESG 요소가 반영된 곳에 투자하겠다고 공시를 했다. 그러니 기업들은 투자처 확보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ESG를 경시하지 못하게 됐다. 과거 기업의 가치를 재무제표와 같은 정량적이고 단기적 지표에 두고 평가하던 것이 최근 환경에 심각한 변화를 체감하면서 그 지향이 달라진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애플, 아마존, 월마트, 블랙록 등) CEO들은 2019년 8월 연례회의에서 기업의 주주 우선원칙을 폐지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가 통합된 새로운 기업의 목적을 선언하였다. 여기에 181명의 글로벌 기업 CEO들이 동참 서명하였다. 이처럼 모든 분야에서 ESG를 핵심적 가치로 두려는 움직임이 있다. 앞으로 ESG 열풍은 모든 가치의 ‘뉴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각 나라 별로 2050년도까지 탄소중립선언(Net-Zero)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배출국인 중국도 2060년도까지 넷-제로를 선언했다. 유럽과 미국은 수입품에 탄소세를 부과할 움직임도 보인다. 바야흐로 탄소배출 기업들이 긴장하고 필 환경 시대에 걸맞은 대응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1987년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가 공동채택한 브룬트란트 보고서에 ‘지속가능발전’이란 개념이 제시되었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주요의제로 등장하였다. ‘지속가능발전’이란 지구환경의 보전을 위해 자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경제, 사회, 환경 부문이 균형되고 조화롭게 발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미래세대에게 필요한 자원과 잠재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수요를 따르기 위해 지속해서 발전되어가는 걸 의미한다. ‘지구환경의 보전을 위해 자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라는 말이 중요하다. 그건 기업만이 아닌 난개발을 일삼는 지자체도, 개개인도 염두에 두어야 할 말이다.

위기는 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다. 지금은 우리가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자연은 왜 우리에게 역공을 시작했는가. 국가나 기업만이 아닌 우리 가정에서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지켜야 할 때다.

강학봉 울산 사랑의 열매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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