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코로나에 국경까지 폐쇄
백신접종 통한 집단면역 유일한 대안
오월엔 울산의 장미 볼 수 있으려나

▲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말레이시아의 나무들은 우기에서 건기로 바뀌면서 잎갈이가 한창이다. 회사의 정원사 및 청소원들은 떨어지는 낙엽을 쓰느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거의 매일 내리는 소나기가 폭우가 되면 물에 쓸려온 낙엽이 배수구를 막아 주변이 물바다가 되기 때문에 서둘러 청소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여름에도 보기 힘든 광경이다.

이제 이곳도 우리의 봄과 비슷한 건기의 초기에 피든 테코마(Tecoma) 나무의 아름답고 화려한 꽃들이 죄다 지고, 그 계절의 뒤를 이어 갈 꽃들이 개화하고 있다. 매혹적인 향기를 풍기는 프렌지파니(학명 플루메리아)와 나무를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이는 자카란다가 그 주인공이다.

자카란다는 케냐의 국화이고 꽃말은 화사한 행복이란다. 이곳에 다시 왔을 때 공장 안에 있는 몇 그루 자카란다 나무에서 아름답게 피어있던 보라색 꽃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자카란다에 유난히 애착이 간다. 다시 그 꽃이 피는 시기를 맞았다. 또 한해가 지났구나라고 느끼며 빠른 세월에 놀란다. 한국은 화려하게 핀 영산홍 사이로 새잎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봄이 절정으로 달리고 있겠다. 곧 계절의 여왕 5월이다. 이때 쯤 고향 울산에는 장미가 만발하겠구나라는 상상을 하며 향수에 젖는다.

감염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국경들이 폐쇄되면서 고향방문이 너무 어려워졌다. 얼굴 마스크를 상용하며 생활한지 1년이 넘어선 지금 각국은 백신의 접종에 주력하고 있다. 선진 수 개국을 제외하고는 좋은 백신을 구하지 못해 안달이다. 이곳도 국민들과 합법적으로 체류 중인 외국인에게 무료 백신 접종을 실시 중이나 백신의 납기가 약속대로 지켜지지 않고, 또 의외로 신청자가 많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좀 더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개인 종합병원에서도 백신을 구매해 접종할 수 있도록 허가해 4분기께 부터 실시된다고 한다.

보도를 보니 우리나라도 안전성이 높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고심 중인 것 같은데 빠른 시일 내에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의 형성이야 말로 거의 유일하게 이 못된 바이러스를 모두가 극복하고 마스크 안 쓰는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유입될 수 있는 확진자들을 방지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당국도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출입국 72시간 전에 발행한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은 영문 확인증을 제출해야만 입·출국을 허가한다. 이곳으로 귀국 시에는 출국 전에 지정한 호텔에서 1주일간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한국은 2주간 자가격리 또는 지정한 곳에서 격리를 해 최종 재검사결과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만 자유로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출국 승인을 받기위해서는 정부지정 앱(App)으로 제출해야 되는데 비자 확인서, 출입국 계획일자, 비행기 예약 티켓을 첨부해 승인 신청을 해야 한다.

필자도 회사에서 일반적인 신청처럼 처리해 이민국으로부터 2번이나 리젝트를 받았다. 출국은 별 제제 없이 할 수 있으나 이곳에서 체류 중인 사람은 출국 시 입국 승인을 받아서 가지 않으면, 한국에서 신청 시 입국을 거부당할 수도 있고 또 언제 입국허가승인 받을 수 있을는지 모르니까 허가를 확실하게 받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규제들이 해외에 거주하는 이방인들의 어려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사태의 더딘 해결에 대해 조급해 할 때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정부의 코로나 바이러스 해결방안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야만 한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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