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로 들어선 울산 연안은 은빛 학공치로 찬란하다. 겨우내 중·원거리 갯바위로 쏘다니느라 가족을 챙기지 못한 꾼들은 한번쯤 가족과 함께 울산 인근 해안을 찾아 아름다운 바다 풍경에 어울려 학공치를 낚으면서 가족사랑을 확인한다면 그동안 잃었던 가장으로서의 점수를 적잖게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학공치 인기가 가장 높은 곳은 역시 동해안 지역을 꼽을 수 있다. 동해안의 학공치 낚시는 이르면 10월 초순경부터 시작돼 점차 동해남부로 남하, 12월경에는 정자, 방어진, 당월, 서생지역으로까지 어군이 밀려와 약 3월 중순경까지 학공치 파시가 이어진다. 이 때는 울산 연안 갯바위와 방파제 곳곳이 꾼들과 가족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특히 울산의 경우 정자방파제와 주전 갯바위, 간절곶 일대 갯바위, 서생면 나사방파제, 당월방파제와 갯바위, 방어진·슬도방파제, 꽃바위방파제, 서생면 효암·골매 갯바위 등이 학공치를 낚기 위한 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학공치는 수면 가까이 회유하는 표층 회유어다. 일단 학공치가 들어오면 육안으로 충분히 확인될 정도로 수면 가까이 떠 오른다. 심지어 학공치가 먹이를 입에 무는 장면을 보면서 챔질을 할 정도다.
 동해안의 경우 바다의 여건이 조과를 크게 좌우한다. 평상시엔 수면 밑 10~30㎝ 수심에서 회유하던 학공치들은 파도가 전혀 없거나 물이 맑을 경우엔 훨씬 더 깊게, 멀리 포인트가 형성된다. 또한 주의보 상황과 같이 파도가 너무 거세게 일어도 역시 입질 수심층이 깊어지는 습성이 있다.
 학공치는 경계심이 매우 뛰어나서 채비 역시 최대한 가볍고 예민하게 맞추는 것이 유리하다. 학공치낚시는 다양한 채비법이 응용되지만 가장 대중성 있는 채비는 민장대 찌낚시며, 먼거리를 두루 공략하기 위해서는 릴찌낚시가 필수다.
 민장대낚시는 5.3m 정도의 연질 장대에 짧고 가벼운 막대찌 채비가 기본이며, 릴찌낚시는 이단찌 채비에 구멍찌는 원줄 빠짐이 수월한 기울찌가 적당하고 어신찌로 소형 막대찌를 덧달면 된다. 입질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들어오는데 어신찌까 빨려드는 경우와 슬금슬금 끌고 가는 수평 입질이 대표적이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엔 미끼를 물고 수평으로 이동하는 수평 입질을 간파하지 못하면 미끼만 떼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학공치용 밑밥은 소형 새우의 일종인 잘게 부순 "곤쟁이"가 최고다. 반드시 곤쟁이를 써야 하는 절대적인 이유는 없지만 시판중인 밑밥중에는 곤쟁이 만한 것이 없다. 미끼용 역시 곤쟁이를 그대로 사용하며 한 갑이면 하루 미끼로 충분하다. 밑밥은 잘 녹인 곤쟁이 두세 덩어리를 조금씩, 꾸준히 뿌려준다.
 학공치낚시의 기본은 띄울낚시에 있으며, 아무리 입질이 없다해도 좀처럼 2~3m 이상씩 채비를 내리는 경우는 없다. 학공치가 물리면 지체없이 갯바위로 끄러올려야 한다. 바늘에 걸린 직후부터 학공치는 온몸을 털어대기 때문이다. 파닥거리는 학공치는 일단 수건이나 장갑을 낀 손으로 움켜잡고 바늘을 빼낸다. 맨손으로 만지면 온통 비늘 범벅이 되어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갯바위 물칸에 넣어두기 보다는 소형 쿨러를 가지고 가서 냉장 상태로 보관해야 살이 물러지지 않는다. 박익조기자 ijpar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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