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검소한 명절이 될 것 같은 설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일년 내내 몇번 입지도 않았던 전통한복이 유행에 뒤떨어진데다 평상복을 입기 민망하다면 퓨전 스타일의 생활한복을 입고 명절을 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최근 출시되는 생활한복은 전통한복의 우아하고 고풍스런 멋과 동시에 일상복과 섞어 입어도 될 만큼 디자인이 세련됐다. 전통한복에 비해 품이 넉넉하고 활동하기 편한데다 세탁하기도 편해 실용적이다.
 돌실나이, 장남주옷, 한국옷 등 일부 생활한복 메이커 옷들은 저고리 길이를 10~20㎝ 내리고 고름을 뗀 대신 매듭으로 처리해 한복 느낌을 살렸다. 동정을 떼고 깃을 살린 옷은 양장과 또다른 멋을 연출할 수 있다.
 허리치마와 원피스 모두 전통한복의 풀치마를 통치마로 바꿔 허리와 가슴선에 주름을 넣거나 아랫단에 장식을 넣었다. 바지는 대부분 대님을 치지않아도 되게 매듭으로 처리했다. 일부 바지는 양장 바지의 여밈방식인 단추나 고리로 쉽게 여밀 수 있도록 했다.
 소재 가운데 광택이 나는 실크나 폴리에스테르, 전통미를 살린 모본단(양단)은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명절이나 공식적인 모임에 무난하다. 면소재와 누비저고리는 질박하고 실용적이다. 골덴소재의 덧저고리와 두루마기는 캐주얼하고 세련된 멋을 연출할 수 있다.
 색상은 검정색과 남색, 갈색계통의 치마와 바지에 연팥색, 보라색, 분홍, 쑥색, 나무색, 연밤색, 먹자줏빛 등의 윗옷을 자신의 분위기에 따라 받쳐입으면 된다.
 주름, 조각보 기법의 주머니 장식, 떡살·모란문양 자수와 사각·마름모 누비장식, 큰 꽃문양 아플리케(천을 겹쳐 누빈 것) 등의 다양한 장식도 돋보인다.
 예전에 구입한 생활한복이 있다면 저고리(길이)만 바꿔입어도 된다. 목둘레에 털장식이 들어간 마고자나 배자를 걸치면 유행지난 저고리를 감추면서 한결 세련미를 연출할 수 있어 일석이조.
 한복을 갑갑해하는 어린이들이 입고 활동하기 편한 생활한복도 있다. 가격은 소재나 염색 재료·방법, 자수 유무, 메이커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겨울철 치마(바지) 저고리 한벌은 13만~30만원, 두루마기 16만~30만원이다. 어린이용은 7만~12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박은정기자 musou@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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