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명절인 설이 다가왔다. 어느 해보다 힘든 한 해 였으므로 부모, 형제가 고향에 다 모여서 타향에서의 애환을 털고 서로 정을 나누고 싶어 할 것이다.
 이렇게 명절을 앞두고 많이 나오는 검색어 중에 명절증후군이 있다. 명절증후군은 음식준비 등으로 바쁜 명절을 전후로 주부들 사이에서 심신이 힘들어 나타나는 증상들과 후유증을 가리키는 말이다.
 잘 넘기기 못한다면 즐거운 명절이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부부와 가족간의 갈등이 생기고 긴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으므로 지혜를 모으고 대화가 필요하다.
 명절증후군에는 여러 대처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우선 여성들(주로 며느리들)의 가사노동량을 줄여야한다. 사전에 의논해 차례 음식을 줄인다든지 남성분들이 가사를 도와주는 것이 그 방법이 되겠다.
 미리 의논함으로서 한 사람이 떠맡는 것이 아니라 같이 참여한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의미도 있어 좋을 듯하다. 요즘 술문화가 과거와 달라지고 있고 화투로 대변되는 명절 놀이문화도 우리가 변화시킨다면 자연히 남성들의 가사일 분담은 잘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부입장에서 이러한 가사일의 부담보다 사소한 것에서 겪는 남녀불평등의 느낌이 더 큰 스트레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들의 대화에서 자신은 배제된다는 느낌이 그것이다.
 그러니 여성들이 행주를 부엌에 놓고 남자들 틈에 앉아 즐기도록 남성들이 멍석을 깔아줘야 한다. 그 멍석이 어떤 덕담보다 여성에게 사랑과 소속감이 느껴지도록 도울 것이다. 이런 시간을 가지면서 친한 가족일수록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대화의 독점, 일방향(혼자서 애환의 토로만 함), 훈계, 모든 갈등을 한꺼번에 해소하려는 욕심, 자기과시 등은 피해야 할 사항이다. 또 명절 뒤 후유증은 잠깐이라도 주부 혼자만의 휴가를 갖도록 배려하는 것이 가장 좋은 처방이라고 생각한다.
 명절 같은 좋은 모임도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 온다. 왜냐하면 인간은 편하게 느껴지는 거리가 있어 너무 가까워지면 파도같은 기쁜 마음이 지난 뒤 후유증을 느낀다.
 직장인들은 생체리듬을 되찾기 위해서 수면과 휴식을 충분히 취한다. 철저히 혼자만의 시간을 잠시라도 가져보는 것도 상당히 좋다. 일견 고독함까지 느껴지는 그 고요함에서 심신이 이완되고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좋은 마음이 우러나온다. 그리고 제 자리에 와서는 친지와 주위사람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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