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술을 기대하는 미술애호가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일은 쉽지 않다. 울산에서도 수많은 전시회가 열리지만 기대 이상의 작품을 만난다는 것이 그다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아주 가끔 눈길을 끄는 작품전을 보게 된다.

 근래들어 울산지역 작가들의 작품전 가운데 오랫동안 기억을 사로잡고 있는 전시회가 바로 울산현대미술회(회장 주한경)의 창립전시회 "바람전". 15명의 회원이 각 1~3점 정도를 내놓은 이 전시회는 우선 관람객들에게 "새롭다" "시원하다"는 느낌을 전해주었다.

 틀에 박힌 구도와 표현법, 사각 액자 속에 일정 크기로 집어 넣고 일정 간격으로 늘어놓던 기존의 전시회와 달리 다채로운 재료로 다양한 방법으로 규모와 실험성이 큰 작품들만 내걸었기 때문이다.

 참여작가는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 김동인, 김원수, 김지영, 김헌혁, 김호수, 박세근, 양희숙, 오치환, 이명희, 이상열, 이완승, 이재춘, 주한경, 차현주, 최병문씨 등 15명. 나름대로 작업세계를 갖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서양화 뿐아니라 판화 조각 동양화 등 장르는 다양하다.

 현대미술회는 지난 2월28일부터 3월6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단 한차례 전시회를 했을 뿐이지만 이미 탄탄한 기량을 인정받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임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들의 작품활동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앞으로 한해 한번 이상의 전시회를 해나가는 한편 정기적인 세미나와 논문발표로 회원들이 공부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5월에는 이명희씨가 "현대미술의 철학적 의미"를 주제발표하기로 했다.

 주한경회장은 "작가의 작업은 어차피 개인이 하는 것이지만 동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들이 함께 지역이나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작업으로 풀어보며 관객들과 교감하는 모임"이라며 "1년에 몇번 전시회를 한다는 등의 일률적인 규정이 아닌, 언제든지 특별한 기획이 생기면 작품을 내놓을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올 가을에는 야외에서 설치미술전시회를 가질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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