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고 편안한 음식을 인식돼 있는 돼지고기 삼겹살 구이가 "돈돈"(울산시 남구 달동·227·5525)에 가면 고급스럽고 격식있는 음식으로 바뀐다.

 "돈돈"은 삼겹살 가운데 가장 맛있다는 배폭살을 직육면체로 잘라서 작은 도마·칼과 함께 내놓는다. 직육면체 하나가 1인분(5천500원)인데 보기엔 양이 적다 싶지만 먹어보면 결코 적지 않다. 고기는 24시간 동안 포도주에 절였다가 다시 대나무통에 넣어 저온 숙성시켰기 때문에 누린내가 없고 육질도 부드럽다.

 이채문(51)·임채옥(47)씨 부부가 정성을 담아 내놓는 밑반찬은 간단하지만 예사롭지가 않다. 손님이 앉으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물이 아닌, 살얼음과 무맛이 시원하게 어울리는 동치미다.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도 기름장이 아닌, 콩가루, 된장, 머스타트소스, 멸치액젓, 새우젓 등 다양하게 내놓고 식성에 따라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상추와 깻잎 등의 야채도 있지만 독특한 맛의 쇠미역에 고기를 싸 먹는 맛도 색다르다.

 특히 이들 부부가 신경을 쓰는 반찬은 김치. 김치의 제맛을 내보려고 6개월전에 갖가지 방법으로 2천포기의 김치를 담가 커다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색깔이 선명하고 먹음직 스러워 보이는 김치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이채문씨는 "돼지고기에는 역시 묵은 김치가 제격"이라면서 "김치를 고기와 함께 구워 먹어면 맛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나무통에 담아 통나무 잔에 따라 주는 적송주를 한잔 곁들이면 그만이다. 적송주는 태백산 준령에서 자생한 200년 이상된 적송에서 우려냈다고 한다.

 간단한 점심 식사 손님을 위해 추어탕과 된장찌개, 김치찌개(각 5천원)도 마련해놓고 있다. 추어탕은 해산물 육수에 미꾸라지를 갈아넣고 신선한 버섯과 야채를 듬뿍 넣어 쇠솥에 담아 전골처럼 식탁 위에서 끓인다. 얼큰하면서도 신선하다. 통도사 서운암에서 구입한 된장만을 사용하는 된장찌개나 각별한 맛의 김치로 만든 김치찌개도 맛깔스럽다.

 "돈돈"은 문화예술회관에서 울산호텔 쪽으로 가는 왼쪽 도로변에 자리하고 있다. 실내가 깨끗하고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넓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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