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산업수도로서 위상을 지켜온 것은 여러 측면에서 평가받을 일이지만 울산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울산대의 역할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울산에 장차 국립대가 설립되고, 또다른 사립대가 오더라도 울산대는 여전히 울산의 중심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정정길(62) 울산대총장은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울산지역 국립대 설립 문제에 대해 지역 유일 종합대학의 최고 책임자로서의 소신을 피력했다.
 정 총장은 "국립대 설립은 현재 울산대에 없는 단과대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예컨대 교대나 사대 등의 분야를 국립대가 담당하면 상호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이어 "산업의 메카 울산에 자리잡은 울산대는 세계적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본을 다 갖췄다"고 확언했다. 그 근거로 "울산대의 교수진은 지방대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며 우수한 교수진을 첫째로 꼽고, 두번째는 재단의 지원을 들었다. 그는 "총장부임 이전에 전임 총장이던 이상주 교육부총리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울산대 총장은 한번 해볼만하다"고 소개받았다"고 전했다.
 정 총장은 또 울산대가 세계적 대학으로 발돋음하는 데 다른 대학이 따라올 수 없는, 울산만이 가능한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것은 바로 울산대의 독자적 장기전략인 "산학협동 프로그램".
 "울산은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 LG 등 세계적 공장이 있고 그 공장에는 매니저와 시니어 엔지니어, 디자이너, 분석가 등이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권위자를 초빙, 강의와 현장실습 등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울산이고 이는 울산의 장점이고, 울산대의 최대 장점이기도 합니다."
 정 총장은 특히 울산대가 지방대학 수준에서 벗어나는 "첫 단추"로 올들어 고려대 등 서울지역 대학과 체결한 "학생맞교환 프로그램" 성공에 비유했다. 그는 "울산대에 입학하더라도 서울의 유명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울산대 캠퍼스에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함께 면학에 정진하도록 한 뒤 해외자매대학과도 학생맞교환을 실시, 그야말로 "글로벌 캠퍼스"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울산대를 "글로벌 캠퍼스"로 만들면 학생들은 서울에, 또 해외에 비싼 비용을 들여 나가지 않더라도 울산대에서 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넉넉잡아 10년 뒤엔 가능할 것입니다." 정 총장은 이것이야말로 총장인 자신의 몫이라고 역설했다.
 정 총장은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고, 또 단순한 취업률 증가보다는 더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취임이후 역점사항임을 밝히면서 대학 발전은 우수학생을 유치하고, 우수한 인력에다 우수한 교육을 접합해 사회에서 제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자기가 결정해야 할 때 세심하게 결정하고 결정을 내린 뒤에는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며 "요즘은 취미와 직업의 연관성을 높은 만큼 취미를 살려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 총장은 대외적으로는 "울산대는 앞으로도 계속 지역산업의 구심체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산업기술은 고부가가치화가 확립돼야 한다"고 전제, "부가가치화를 위해 울산대가 도울 것이며, 기술개발의 마지막 현장적용 또는 응용(운영방식) 등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울산대는 자동차·선박기술대학원 설립, 대학원생 양성 등을 통해 연구에 앞장설 계획이라는 정 총장은 "이는 결국 지역혁신체제 중심체로서 울산대의 특별전략이고 추진계획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대의 이같은 노력과 그동안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인지도가 기대보다 낮은 것은 대학측 잘못도 있지만, (종합대학교로) 유일하다 보니 울산시민들이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울산대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모색과 지역사회를 위해 도와줄 일을 스스로 찾는 노력을 더욱 기울일 계획입니다."
 정 총장은 이와 관련, "앞으로 울산대는 문화·체육 활동에 캠퍼스 개방 등 산학협동, 교수연구, 축제 등을 통해 울산시민들에게 더욱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장의 열린 사고와 해박함, 강한 추진력 등은 그의 경륜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다. 서울대 학생회장, 행정고시 합격, 농림부 기획계장, 유학과 20여년의 대학교수생활(경북대, 서울대) 등 행정과 대학에서 터득한 전문성은 탁월하다.
 한국행정학회장, 정부기능조정위원장, 중앙인사위원회 자문회의 의장, 책임운영기관 평가위원회 위원장 등 국내 행정학계의 "거목"으로서 다진 다양한 경륜과 중앙부서에 포진한 제자들의 "조력"도 남다르다.
 그는 "행정고시를 거쳐 농림부에 근무하게 됐지만 공부를 더하고 싶은 마음에 그만두고 대학으로 간 것은, 그 당시 중앙부서에 고시출신이 그리많지 않았고 성적도 좋았기에 하나의 큰 사건이었다"고 회상했다.
 정 총장은 울산에 내려온 지 8개월밖에 안됐지만 ""울산에 부임하는 사람은 울고 왔다, 울고 가 두번 운다는 말"에 공감이 갈 정도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생활해보니 울산은 정말 좋은 곳이며 매력있는 도시"라고 활짝 웃었다.
 요즘 "아침형 인간"이 성공비결로 부각되고 있지만 정 총장은 "게으른 사람이라 아침에 일어나는 게 어렵다"며 "오전 9시 회의도 한 10시쯤 했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오랜 대학생활을 하면서 새벽 늦게까지 연구실을 지킨 교수체질이 몸에 익었기 때문이다.
 정 총장은 보통 오전 8시쯤 일어나지만 거르지 않는 게 맨손체조다. 매일 30분 정도 하지만 바쁠 때는 5분이라도 빼먹지는 않는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즐기는 편입니다. 울산은 여가를 즐길 공간과 사람들이 많아 좋습니다." 서찬수기자 sgij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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