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예술회관(관장 신형우·이하 문예회관)이 어린이날을 즐기러 나온 어린이들을 실망시켰다.

 문예회관이 어린이 날을 맞아 처음으로 울산시립교향악단(지휘자 장윤성·이하 시향)과 부산 그랜드 오페라단이 공동제작해 5일 1시, 5시 2차례 공연한 〈헨젤과 그레텔〉은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엉성한 구성으로 기대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치원생과 초등생을 데리고 공연을 본 김모씨(40)는 "어른들도 말을 알아듣지 못해 내용을 모르겠는데 아이들이 이해하겠느냐"고 말했고 유치원생인 최모군은 "재미가 하나도 없고 지루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5명의 성악가가 오페라 아리아로 전달하는 내용은 어린이들이 알아듣기 어려웠을 뿐아니라 장면전환도 거의 없었다. 관객층을 고려하지 않고 오페라적 요소만 강조해 어린이들은 점점 흥미를 잃어갔고 급기야 떠들고 뛰어다니는 어린이까지 생겨났다. 어린이들만 탓할 일이 아니었다.

 무대 세트의 단조로움이나 뒷북만 치는 조명도 문제였다. 무대세트는 총 3막중에서 완전교체와 부분교체가 1번씩만 이뤄져 집중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은 듯했다. 핀조명(스포트라이트)은 인물의 움직임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고 뒤늦게 조명하거나 엉뚱한 곳을 비추기도 했다. 아버지의 노래는 절반이상이 어둠속에서 이뤄졌다. 스포트라이트의 크기와 포인트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는 리허설의 부족으로 조명담당자가 전반적인 내용이나 다음 장면 등을 완전히 꿰고 있지 못했기 때문.

 그나마 어린이의 시선을 끌만했던 마녀가 날아가는 장면은 검은인형이 크기도 작을 뿐아니라 천장에 가까이로 날아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조잡함을 노출했다.

 이같은 수준이하의 작품이 탄생한 데는 문예회관의 준비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시립교향악단과 부산 그랜드오페라단은 지난 4일 단 한번의 리허설 후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또 그랜드 오페라단도 이날 1시 공연이후 5시 공연까지 줄곧 조명개선하는 작업을 했다. 완성된 작품을 올리기보다 오는 17~19일 부산에서 열리는 공연의 리허설로 여긴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900여명의 관객이 입장한 이날 공연의 입장료는 2만원, 1만5천원, 1만원이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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