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역시 중국엔 너무 큰 벽이었다.」 선샹푸 감독이 이끄는 중국올림픽대표팀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 나서 「공한증」 탈출을 외쳤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고 말았다.
 선샹푸 감독은 지난 1일 입국한 뒤 『공한증이 누구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공한증이란 징크스는 없으며 이제는 한국의 벽을 넘어서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중국 공격수들은 한국의 강력한 압박에 밀려 제대로 공격 루트를 뚫지못한데다 한국의 삼각편대에 믿었던 스리백마저 흔들리면서 선 감독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특히 이번 중국팀은 지난 2000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19세 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1~0으로 이긴 멤버가 주축을 이뤄 그 어느 때보다 한국 격파에 자신감을 넘쳤었다.
 하지만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중국이 이후 분발해 한일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우리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냈다』며 중국이 「공한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서울과 기후가 비슷한 상하이에서 비밀훈련까지 감행하며 공한증 탈출에 안간힘을 썼던 중국 선수들은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붉은악마의 함성 소리에 주눅들지 않고 대등히 맞서며 한국팀을 괴롭혔다.
 하지만 결국 후반 36분 조재진에 결승골을 허용하자 중국 선수들은 「공한증」이란 악몽의 단어가 떠오르는지 몸이 더욱 무거워졌고 전광판의 시계 바늘이 경기 종료를 향해 치닫자 급기야 선샹푸 감독은 눈을 질끈 감았다.
 경기가 끝나자 중국 선수들은 머리를 감싸며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질 못했고중국팀은 이날 패배로 천적인 한국과의 역대전적에서 7전1무6패로 밀리며 아테네행마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특히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형님인 중국국가대표팀이 한일월드컵 당시 터키에 0~3으로 치욕의 완패를 당했던 장소였던 탓에 선샹푸 감독과 중국 선수들의 실망은 클수밖에 없었다.
 한국대표팀 관계자는 『이번처럼 중국 축구협회 및 취재진들이 한국전 승리에 대해 열망한 적은 없었다』며 『비록 이번에 우리가 승리는 했지만 영원한 공한증은 없다는 생각으로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