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뀔 때마다 우리 몸은 피곤하다. 따라서 각종 신체 이상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 대표적인 증상이 "춘곤증"이다.
 까닭없이 만사가 귀찮아지고 입맛이 떨어진다. 멍하고 나른한 느낌과 함께 잠이 몰려오며 특히 식사 뒤에 잠이 밀려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춘곤증을 의심해야 한다.
 춘곤증은 겨울과 봄 사이에 환경과 날씨의 변화에 몸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도 이와 비슷한 증상이 있지만 겨울과 봄은 기온이나 환경 차가 큰 탓에 유난히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한다.
 박무근 동강한방병원 과장은 "가장 오래된 의서 〈황제내경〉에 따르면 봄은 "발진(發陳)", 즉 만물이 생동하는 생명력의 계절이지만 겨우내 움추렸던 몸이 그 생동적인 기운을 따라가지 못해 몸이 피곤하고 나른해진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겨울철에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이나 기가 약한 사람의 경우 특히 춘곤증을 많이 호소한다"며 "이것은 차에 휘발유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춘곤증을 극복하는데는 봄나물이 좋다. 봄에 나오는 나물은 대게 쓴맛인데, 이 쓴맛이 피로해서 생긴 심장의 열을 식혀 기능을 회복시키고 입맛을 돌아오게 한다.
 봄나물에는 비타민C와 각종 무기질이 함유돼 있어 비타민과 무기질 부족으로 생기는 춘곤증에 좋을 뿐만 아니라 봄철을 건강하게 나는데도 도움을 준다.
 달래와 냉이에는 칼슘이 많고, 쑥은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준다. 철분과 섬유소가 풍부한 두릅은 변비에 특효가 있고, 미나리에 다량 함유된 칼륨은 나트륨을 파괴해 나트륨 과다로 생기는 고혈압에 좋다.
 봄나물의 쓴맛을 없애기 위해 많이 데치는 것은 피한다. 가능하면 날것으로 먹거나 가볍게 데쳐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C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녹색채소를 끓는 물에 3분간 데치면 비타민C 함량이 60%로 줄어든다.
 박 과장은 "낮이 길어지는 봄철에 맞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수면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숙면을 취하는 것이 춘곤증 예방에 좋다"고 조언했다.
 숙면을 위해 "양파" 반쪽을 썰어서 잠자리 머리맡에 두면 잠이 잘 온다. 또 아침 일찍 일어나 걸어서 출근하는 등 활동량을 늘이고, 식사 뒤 잠이 올 때 20여분 정도 가볍게 자두는 것도 춘곤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밖에 코옆 움푹 들어간 곳에 위치한 "비익혈"을 틈틈이 눌러주면 피로가 회복되고 정신이 맑아진다. 양 눈꼬리 끝 "태양열"을 중지로 누르면서 문질러 주면 눈의 피로와 충혈을 감소시켜 시원하게 해준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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