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성 교수, 최문기 교수, 김주영 교수, 양우정 연구원, 조소영 연구원, 황경석 연구원.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손재성 교수, 최문기 교수, 김주영 교수, 양우정 연구원, 조소영 연구원, 황경석 연구원.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딱딱하고 잘 부스러지는 무기 소재로 유연한 반도체를 개발했다. 고온고압 공정 자체를 잘 견디는 무기 소재인데다가 내구성도 좋아 다양한 플렉서블 전자기기 개발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UNIST는 신소재공학과의 손재성·최문기·김주영 교수팀이 황화은(Ag2S) 무기반도체 박막을 저렴한 용액공정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개발된 저항메모리를 이용한 파킨슨병 환자 모니터링 장치. UNIST 제공
개발된 저항메모리를 이용한 파킨슨병 환자 모니터링 장치. UNIST 제공

 합성된 박막으로 제작된 저항 변화 메모리소자(RRAM·알 램)를 파킨슨병 환자 모니터링 장치에 적용해 무기반도체 박막의 성능도 입증했다. 개발된 장치를 환자 몸에 붙이면 근육 경련과 같은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 

 손 교수팀이 개발한 황화은 무기반도체 박막은 반도체 특성을 보임과 동시에 신축성이 좋다. 기존 무기반도체 소재는 이온 결합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본질적으로 쉽게 부서지는 특성이 있지만, 이번에 개발된 황화은 박막은 연신 변형률이 15%에 이를 정도로 신축성이 우수한 반도체 소재다.

 제1저자인 조승기 연세대학교 KIURI 연구단 박사 후 연구원은 “무기 반도체소재는 유기화합물 반도체 소재보다 선천적으로 우수한 열적·화학적 안정성을 지녀, 고온다습한 특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 가능한 스트레쳐블 전자 소자에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무기반도체 박막은 기존과 달리 저렴한 저온 용액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어 상업화에도 유리하다. 무기반도체 입자와 용매가 섞인 용액을 기판 위에서 회전시켜 고르게 코팅하는 방식이다. 용매는 증발시켜 제거한다.

 또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신축성을 지닌 박막형 황화은 기반 저항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했다. 이 메모리 반도체 소자는 높은 on/off 전류비 차이, 작동 내구성을 보여 패치형 헬스모니터링 기기 개발에도 쓰일 수 있다.

 공동 제1저자인 양우정 UNIST 신소재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스트레쳐블 저항 변화 메모리를 모션 센서와 결합해 파킨슨병 환자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패치형 장비를 개발했다”며 “터치센서를 이용하면 대면적 매트릭스 디바이스 제작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과학 저널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지난달 3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출판을 앞두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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