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한명숙 수사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혐의 입건
민주 “엄정대처·진상규명 기대”
국민의힘 “야권 탄압” 강력반발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 취소 청구 소송 윤 전 총장 측 변호인 이석웅 변호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1심 첫 변론준비기일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대선가도에서 윤 전총장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게되자, 여야 정치권은 뜨거운 공방전을 펼치고 나섰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4일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2월8일 윤 전 총장과 검사 2명이 2019년 5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부실 수사한 의혹이 있다며 이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어 3월 4일엔 윤 전 총장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받는 검사들에 대한 수사·기소를 방해했다며 그와 조남관 전 대검 차장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최근 사세행에 이 두 사건을 입건했다는 사실을 통지했다. 공수처는 사세행이 고발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이에 윤 전 총장 측 손경식 변호사는 언론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공수처 고발 건에 대해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렷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가 개시된 것이라 공수처가 독립적으로 잘 판단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고발 사안에 대해 엄정하고 또 여러가지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잘 대처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용두사미일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지켜보겠다. 공수처는 헌법재판소가 설립 초기 용단을 통해 국민 신뢰를 얻고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민희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변호사는 공수처 수사로 권력 탄압 피해자 코스프레 하며 대권 출사표를 낼 것”이라며 “공수처는 왜 윤 변호사에게 대권 출마 멍석을 깔아주나. 무혐의 처리로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도 페이스북에 수사 착수 소식을 담은 언론 기사를 링크하고 “잘 해내야 한다”고 적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권 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드디어 현 정권의 공수처 집착증의 큰 그림이 드러났다. 이제 정권에 밉보인 인사들은 단지 친정부 단체에 의한 고발만으로 그 명운이 좌우될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배 대변인은 “지금부터 공수처가 하는 일이 정당한 법 집행인지 불온한 선택과 집중인지 국민과 역사가 똑똑히 지켜보며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당 대표 경선 후보는 SNS에 “윤 전 총장이 아닌 공수처가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력의 압박에서 자유롭게 이 사안을 다룰 수 있는지, 수사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이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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