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공격수 한자리
유럽파 손흥민·황의조 유력
12·15일 열릴 가나 평가전
대표팀 선발 최종 시험대

▲ 지난해 태국에서 진행된 U-23 축구 대표팀 훈련에서의 조규성과 오세훈. 연합뉴스

‘절친’에서 ‘전우’로 거듭난 오세훈(22) 병장과 조규성(23·이상 김천 상무) 일병이 김학범호 최종 승선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펼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과 가나 대표팀은 이달 12일과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치른다.

지난달 31일 제주에서 소집한 김학범호는 신종코로나 예방을 위해 일종의 ‘버블’을 형성, 훈련지에만 머무르며 담금질을 하고 있다. 소집 전 신종코로나 진단 검사에서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평가전에 앞서 10일 오전 또 한 번 검사를 마쳤다. 결과는 11일 중에 나올 예정이다.

가나 대표팀도 한국에서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경기를 준비한다.

이번 경기에서 최대의 관심은 오세훈과 조규성으로, 이들은 김학범호의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에 앞장선 일등공신이다.

올림픽 예선을 겸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번갈아 가며 원톱으로 출전해 2골씩 득점포를 가동, 김학범호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당시 룸메이트로 숙소 방도 같이 썼던 이들은, 오세훈이 2019년 말 상무에 입대한 상황에서 조규성이 뒤따라 올해 3월 입대하면서 인연을 이어갔다. ‘절친’을 넘어 ‘전우’로 거듭나며 더욱 끈끈해졌다.

올림픽 대표팀이 제주 전지훈련 중인 10일 비대면 인터뷰에서 조규성은 “무척 추웠던 날 덜덜 떨던 나에게 장갑을 빌려준 오 병장님이 고마웠다”며 웃었다.

함께 인터뷰에 나선 오세훈은 “조 일병은 지금은 내 후임이지만, 대표팀에서는 가장 친하게 지내던 형”이라면서 “그래서 더 안쓰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둘은 도쿄로 가기 위해 엄혹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와일드카드까지 더해 총 18명에 불과하다. 최전방 자원으로는 2명이 적당해 보인다.

오세훈과 조규성이 손잡고 도쿄로 가면 좋겠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김학범 감독이 와일드카드 중 한 장을 경험과 결정력을 겸비한 최전방 자원에 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황의조(보르도), 손흥민(토트넘) 등을 김 감독이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했다.

이 경우 오세훈과 조규성 중에서 도쿄로 갈 수 있는 선수는 1명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둘의 장점은 확연하게 갈린다.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오세훈이 ‘제2의 김신욱(상하이 선화)’이라면 보다 빠르고 공간 침투에 능한 조규성은 ‘제2의 황의조’다.

서로에 대한 각자의 강점을 말해보라는 질문에 오세훈은 “수비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와 볼 소유는 내가 낫다”고, 조규성은 “뒷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은 내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에 잘하던 플레이만 고수해서는 더 나은 공격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둘 다 잘 안다.

조규성은 문전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입대 뒤 근육량을 크게 늘려 ‘벌크업’에 성공했다.

오세훈은 한 시대를 풍미한 골잡이인 김은중 올림픽 대표팀 코치로부터 퍼스트터치, 크로스 시 움직임에 관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완성형 공격수가 되고 싶어 하는 20대 초반의 두 골잡이를 김 감독은 매의 눈으로 지켜본다.

가장 중요한 시험 무대는 오는 12일과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가나 올림픽 대표팀과 평가전이다. 김 감독은 이들에게 한 번씩 선발 출전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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