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박문연 울산처용무보존회 회장
코로나로 처용무 홍보 제동
역신 물리친 처용의 도시에
하루 빨리 코로나 종식되길

▲ 박문연 울산처용무보존회 회장
“한국무용이 좋아 남들보다는 늦게 시작했지만, 벌써 28년이 지났어요. 처용설화의 발원지인 울산에서 울산 무용인으로 처용무를 시작한 지도 14년이 흘렀네요.”

울산처용무보존회 회장이자 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이수자인 박문연 회장. 처용무를 알리기 위해서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국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뛰어다녔다.

또 지난 2018년부터는 처용문화제 기간 전국 16개 시도의 무용수를 초청, ‘처용 창작’ 공연을 선보여 울산 무용인들에게 활력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해부턴 울산에서도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곧 잠잠해지겠지 했는데, 점점 확산세가 길어지더니 1년 6개월 동안 마스크를 벗어본 적이 없어요. 전국으로 공연을 다니기는커녕 울산에서도 처용무를 알리기 위한 수업도 제대로 열어본 적도 없구요. 막막했어요.”

이런 문제는 박 회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프리랜서 강사들이 겪은 문제다.

지난해 코로나가 확산 시기 행정복지센터·백화점·문예회관 등지에서 열리는 문화강좌는 일부 열리기도 했고, 폐강 되기도 했다.

문제는 감염 우려로 수강생들의 강의 참석 여부가 저조했다는데 있다.

박 회장 역시 평소 처용무를 알리기 위해 신정고등학교와 무용 전공자, 일반 전수자를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학생은 학교 방침에 따라 수업이 중단됐고, 일반인들은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강좌 개설이 힘들었다.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 되긴 하지만, 문화센터 출강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강사들도 있어요.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수업 진행을 하고 있으니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고요.”

박 회장은 일단 금전적 문제를 떠나 처용무를 알리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무보수로 제자들의 작품 지도를 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처용무를 보존하고 알리기 위한 시간은 금쪽과 같다고 평소 생각하고 있어요. 한 사람에게라도 처용무를 더 알려야 하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할까요. 백신 접종도 계속되고 있으니까 코로나도 곧 끝나겠죠. 그때가 되면 멋진 처용무 공연이 열릴 겁니다.”

이런 박 회장은 어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 오는 10월 처용문화제에서 모든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처용무를 추며 악귀를 몰아내고 울산 평화를 기원하고 싶어 한다.

“처용설화를 보면 역신(전염병)이 내려와 혼돈 속에 빠진 세상을 처용이 물리치며 세상을 구하고, 용서와 평화를 가지고 오는 내용이 있어요. 처용의 고장 울산에서부터 빨리 코로나가 종식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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