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노골드 수모’
도쿄서도 고전 거듭했지만
100㎏급 연장 혈투끝에 銀

▲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남자 -100㎏급 준결승 경기에서 한국 조구함이 포루투갈 조르지 폰세카를 상대로 승리가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도 대표팀 중량급 간판 조구함(KH그룹 필룩스)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불과 3개월 앞두고 크게 다쳤다.

왼쪽 전방십자인대를 다쳐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했다. 의료진은 수술을 권했지만 조구함은 코앞에 닥친 올림픽 무대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치료를 미루고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다. 부상이 심화하면 남은 선수 인생이 불투명해지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조구함은 간절하게 리우행 비행기를 탔다.

결과는 안 좋았다. 16강전에서 한판패를 기록하며 그대로 짐을 쌌다.

조구함만 고개를 숙인 건 아니었다.

한국 유도는 리우올림픽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수확하지 못하고 16년 만에 ‘올림픽 노골드’ 수모를 겪었다.

주변에선 한국 유도가 위기에 놓였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유도 위기론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유도 대표팀은 28일까지 최악의 성적을 냈다.

남자 유도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과 남자 73㎏급 안창림(KH그룹 필룩스)이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한국 유도는 1972년 뮌헨 올림픽부터 출전한 모든 올림픽에서 은메달 획득 이상의 성적을 냈다.

이제 개인전에서 남은 메달은 남녀 2개씩 총 4개.

조구함은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경기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이름처럼 한국 유도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조구함의 이름은 나라 조(趙)에 한글 ‘구함’을 붙인 것인데, 교회 목사님이 ‘나라를 구하라는 뜻’으로 지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내 이름의 뜻처럼 위기에 빠진 한국 유도를 구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조구함은 위기의 한국 유도를 구하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일본 혼혈 선수 에런 울프와 결승전에서 정규시간 4분에 연장전 5분35초, 총 9분35초의 혈투를 치렀다.

모든 체력이 바닥난 조구함은 안다리 후리기를 막지 못해 한판패를 기록했다.

비록 경기에선 졌지만, 조구함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이번 대회를 준비했고, 후회 없이 경기에 임했기 때문이다.그는 경기 후 울프의 손을 번쩍 들어주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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