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높이뛰기 결선서 4위
‘2m35’ 넘어 韓신기록 경신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사진)이 높이 날아올라, 남자 높이뛰기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한국 육상 트랙&필드 올림픽 최고 순위 기록을 바꿔놨다.

우상혁은 지난 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은 2m37 1차 시기에 실패했다.

선수 3명이 2m37에 성공하자, 우상혁은 2m39로 바를 높여 2, 3차 시기에 나섰지만 아쉽게도 모두 바를 건드렸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신기원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비행이었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와 우상혁의 격차는 2㎝였다.

우상혁은 아쉽게 시상대에 서지 못했지만, 거수경례로 자신을 지원한 국군체육부대에 인사하고 태극기를 들어 국내에 있는 팬들에게도 ‘육상 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예선 통과로 한국 육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우상혁은 한국 기록 경신(종전 1997년 이진택 2m34) 달성과 트랙&필드 사상 첫 메달 획득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한국 신기록 달성 목표는 달성했다. 이날 우상혁은 2m19, 2m24, 2m27에 이어 2m30까지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 우상혁의 개인 최고 기록은 2m31이었다.

2m33 1차 시기에서 우상혁은 바를 건드렸지만 2차 시기에서 2m33을 훌쩍 넘어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다들 놀랐지만, 우상혁은 아직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2m35를 1차 시기에 넘었다. 1997년 6월20일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이 세운 2m34를 1㎝ 넘은 한국 신기록이다.

24년 동안 멈춰 있던 한국 기록을 우상혁이 바꿔놨다.

우상혁은 7월30일에 열린 예선에서 이미 한국 육상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2m28을 뛰어, 9위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건, 1996년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우상혁은 더 나아가, 한국 육상 트랙&필드를 막고 있던 ‘8위의 벽’을 깼다. 1996년 이진택은 예선에서 2m28을 넘어 결선에 진출했고, 결선에서는 2m29를 뛰어넘어 8위에 올랐다. 우상혁이 도쿄를 발판 삼아 뛰어오르기 전까지, 한국 육상 트랙&필드의 올림픽 최고 순위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남자 멀리뛰기 김종일,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높이뛰기 김희선도 8위에 올랐다.

한국 육상은 1996년 이후 점점 세계의 벽과 멀어졌지만, 우상혁은 힘찬 도약으로 굳게 닫혔던 세계 정상권으로 향하는 길의 문을 활짝 열었다

5년 전 리우올림픽을 제외하면 우상혁은 큰 무대에 강했다.

그는 2013년 세계청소년육상경기선수권(18세 미만)에서 2m20을 기록,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4년 세계주니어육상경기선수권대회(20세 미만)에서는 2m24를 뛰어 3위에 올랐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진택(금메달) 이후 16년 만에 한국 남자 높이뛰기에 메달을 선물했다.

‘가장 높은 산’ 올림픽 앞에서, 우상혁은 더 힘차게 뛰었다. 그가 바를 넘을 때마다, 한국 육상에 새 역사가 쓰였다.

우상혁은 2일 일본 도쿄 올림픽 선수촌 미디어빌리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리스트 못지않게 밝은 표정으로 한국기록을 깬 소감을 밝혔다.

‘솔직히 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 않나’라는 말에 “내 개인 기록인 2m33과 한국 기록인 2m35를 뛰고 2m37, 2m39에도 도전했다”라며 “도전을 안 했다면 후회가 남았겠지만, 도전을 했기 때문에 후회와 아쉬움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를 빨리 인정하면 행복도 빨리 찾아온다”고 했다.

우상혁은 다음 목표도 공개했다.

그는 “높이뛰기 선수로서 자기 키의 50cm 이상 높이를 뛰는 것은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예전부터 내 평생의 목표를 2m38로 잡았다. 이제 꿈의 기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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