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25m 속사권총 결선
4년전 팔신경수술 위기 극복

포기하지 않고 이뤄냈기에 ‘메달보다 값진’ 4위였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선전한 ‘늦깎이 사수’ 한대윤(33·노원구청·사진)의 얘기다.

한대윤은 2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최종 4위(22히트)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쳤다.

한대윤은 이날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쉽게도 제 능력을 많이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도 “배울 수 있는 게 많았던 시합이었고, 앞으로 총을 그만 쏠 것도 아니니 이 경험을 잘 살려서 성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실 세계랭킹 36위인 한대윤은 애초부터 ‘메달리스트 후보’로 점쳐지는 선수는 아니었다.

국내에서는 25m 속사권총이 사격 종목 중에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데다, 아직 메달리스트도 없다.

한대윤에게도 이날 대회는 사격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한대윤은 중학교 때부터 사격을 시작하고도 선수로선 적지 않은 나이인 만 29세(2017년)에 국가대표로 처음 선발됐지만, 같은 해 근육이 신경을 눌러 생기는 손떨림 증세가 나타나 팔꿈치 부위에 신경이전 수술을 받았다. 사격 선수에게 손떨림 증상은 치명상이나 다름없다.

지금도 총을 잡을 때 미세하게 손이 떨리지만, 수술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총을 잡았다.

한대윤은 “스스로 괜찮다고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했고, 손 주변 근육을 단련해 떨림 증세를 잡아주면 되지 않을까 싶어 손 압력기 등도 자주했다”고 전했다.

노력 끝에 불과 2년 전인 2019년 다시 대표팀에 복귀했고. 올해 33세 나이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아 결선까지 진출했고, 4위라는 유종의 미도 거뒀다.

메달권 진입에는 아깝게 실패했지만, 4위는 한국이 1984년 대회에서 양충렬의 기록(최종 5위) 이후 최고 성적이다.

1988년 사격에 결선제가 도입된 이후 속사권총에서 결선에 진출한 것도 한대윤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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