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박물관은 뭐하나” 수집기조 ‘미래가치’ 논란
전통적 개념의 문화재서 확장
현대 중요사건과 관련있거나
미래가치적 자료로 개선 요구

▲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의 안산과 2관왕의 김제덕이 지난달 31일 일본 유메노시사 공원 양궁장에서 IOC 박물관에 기증하는 로빈후드 화살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2020도쿄올림픽 양궁경기에서 안산·김제덕이 쏘았던 ‘로빈후드 화살’과 관련해 대한민국 박물관의 근대문물 수집한계를 지적하는 논란이 쏟아졌다.

로빈후드 화살은 이미 과녁에 꽂힌 화살을 다른 화살이 뚫는 것을 뜻한다. 영화 ‘로빈 후드’에서 이 장면이 나오며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달 24일 도쿄올림픽 양궁경기 혼성전에서 안산이 쏜 화살이 앞서 쏜 김제덕의 화살을 파고들며 로빈후드 화살이 탄생했다.

세계양궁연맹은 두 화살의 기증을 요청했고, 두 사람은 이를 승낙했다. 이는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박물관에 전시 될 전망이다.

그러자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우리나라 금메달리스트가 남긴 희귀자료(로빈후드 화살)를 국내에서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 과연 괜찮은지 반문하는 의견이 최근 흘러나왔다. 도쿄올림픽은 양궁 사상 최초의 혼성 단체전이 치러진 대회였다.

이에 우리나라 두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그토록 어렵게 이룩한 결과물을 국내에서 더이상 볼 수 없고 해외의 박물관에 전시해야 되는 것이냐며 아쉬움이 섞인 반응이 이어진 것이다.

논란은 현재 우리나라 박물관의 수집 행태를 점진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의 산물, 즉 전통적 개념의 문화재만 수집보존할 게 아니라 현대에 일어나는 중요 사건과 관련된 자료나 미래의 가치가 확실한 자료 역시 꾸준히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건립 중인 국립체육박물관이 문을 열면 로빈후드 화살 같은 체육 자료가 아쉬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한때 논의됐으나 제자리걸음인 ‘예비등록문화재’ 제도의 현실화 방안도 제기된 상황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근대분과위원인 이광표 서원대 교수는 “중요한 현대 자료는 당장 문화재로 등록하지 않더라도 문화재청과 박물관이 협력해 체계적으로 목록을 만들고 기록자료를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소장 주체를 파악하고, 문화재로 등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영진기자·일부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