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본서 온 고사노 마키꼬씨
일본에서의 영어교사·상담사 경험 살려
울산 정착해선 다문화수업 강사로 활약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체험위주 교육으로
다양한 나라의 문화 가르치며 소통 도와
틈틈이 노인정 찾아가 어르신 말벗봉사
부모님 사랑 느끼며 정서적인 위안 받아

▲ 울산에서 다문화 강사로 활동중인 일본 출신의 고사노 마키꼬씨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올해로 한국생활 12년차를 맞은 일본 출신의 고사노 마키꼬(46)씨는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지난 2009년부터 울산에서 살고 있다. 남편과 딸 등 세가족이 함께 울주군 온산읍에서 생활중이며, 울산시교육청의 찾아가는 다문화 수업 강사로 활동중이다. 마키꼬씨는 한국에서 생활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情)’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마키꼬씨는 “한국어 교실을 다니면서 버스를 타게 됐는데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많이 다른단 걸 느꼈다. 가장 놀랐던 것은 버스에 어르신이 타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어르신께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었다”며 “또 버스에서 어린아이가 울면 주변에서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도 말을 걸어주고 함께 달래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일본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런 한국사람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마키꼬씨는 웬만하면 타인에게 간섭을 하지 않는 일본과 달리 주변 사람을 챙기는 한국문화에 어느덧 자신도 적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7년 전부터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노인정 등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도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친부모님은 일본에 계시고, 시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셔서 항상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그리웠다”며 “그러던 중 노인정에 가서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주고 안마를 해드리면서 교감을 할 수 있었다. 봉사를 하러 갔지만 어르신들이 더 나를 챙겨주셔서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고, 정서적으로 많이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영어교사와 상담사 등의 일을 했던 마키꼬씨는 현재 찾아가는 다문화 수업의 강사이자 간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울산에서도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학생들에게 자신의 고향인 일본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마키꼬씨는 “아이들에게 단순히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을 해주고자 항상 노력중이다”며 “학생들이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배움으로써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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