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각인형 형상을 한 인물 등
현실과 초현실 넘나드는 연출
레오스 카락스 감독·27일 개봉

▲ 영화 ‘아네트’는 남녀의 사랑이 이뤄진 이후 찾아오는 허무와 불행에 초점을 맞췄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새 영화 ‘아네트’는 남녀가 만나 사랑과 꿈 모두를 이룬 뒤 파도처럼 덮친 허무와 불행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애덤 드라이버)는 무대에 섰다 하면 객석을 가득 채우는 스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왜 코미디언이 됐는지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 그런 그가 촉망받는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코티야르)과 사랑에 빠진다. 둘은 코미디와 오페라의 차이만큼 결이 다른 사람이지만 부부의 연을 맺고 딸 아네트까지 얻는다.

세월이 흘러 안은 톱스타로 성장하고, 헨리는 아내와의 성생활을 소재로 통하지 않는 농담이나 던지는 퇴물이 됐다. 자기를 끝없이 혐오하면서도 자아는 비대해진 이 ‘어른 아이’는 결국 안을 살해하며 불행의 서막을 연다.

안이 죽은 직후 딸 아네트에게는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빛을 보면 어머니 안이 그랬듯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영화는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 같다.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면 꼬마 아네트는 내내 목각 인형의 형상으로 등장해 기이한 모습을 연출한다. 27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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