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중국서 온 조선족 최연씨
20대 때부터 한-중 오가며 다양한 경험
지인 소개로 남편 만나 울산살이 8년째
두개 국어 능통 장점 살려 부동산 중개
조선불황에 부동산경기도 휘말리자
평소 관심 많던 바리스타에 도전
카페 사장으로 지역과 정나누며 소통

▲ 울산에서 8년째 생활중인 중국 조선족 출신의 최연씨는 울주군 온산읍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조선족 출신의 최연(39)씨는 지난 2014년 부모님의 초청으로 한국 땅을 밟아 8년째 울산에서 생활중이다. 지인의 소개로 한국인 남편을 만나 지난 2019년 가정을 꾸렸으며, 현재는 울주군 온산읍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20대 때 서울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하면서 자주 한국을 왕래했던 최씨는 부모님을 통해 F4(재외동포) 비자를 취득한 이후부터는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식당보조와 홀서빙, 청소, 조선소 등에서 일을 했으나, 정작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시작하게 된 것이 부동산 일이었다.

최씨는 “한국에 온 이후로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다 해봤지만 수입이 고정적이지 못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며 “부동산 일은 중국어와 한국어 두가지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발휘할 수 있고 적성에도 잘 맞았다”고 말했다.

온산읍에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최씨의 부동산 사무실은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특히 최씨는 한국말이 서툰 중국인들에게 부동산 뿐만 아니라 각종 행정 업무를 볼 때 통역 역할도 했다. 이를 계기로 4년 전부터는 온산지역 다문화가족 모임인 다누리협의회의 중국 대표 중 한명으로도 활동중이다.

그러나 울산지역 조선업 경기가 나빠지면서 최씨의 부동산업도 정체기를 맞았다. 이에 최씨는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커피와 관련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난 2019년부터는 남편과 함께 카페를 운영중이다.

최씨는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한 커피였지만 공부를 하다보니 더욱 욕심이 생겼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시작으로 로스팅, 핸드드립, 아트 등 여러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부동산 일도 계속 하고 있지만 지금은 카페가 본업이 됐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카페의 맛있는 커피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남편과 혼인신고는 했지만, 아직까지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며 “또 지역 내에서 다누리협의회를 통한 봉사활동과 축제 등 여러 행사들이 많이 위축된 것도 아쉽다. 하루 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돼 결혼식도 올리고,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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