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 동안 국가와 우리지역을 위해 일할 선량(選良)을 뽑는 선거가 마침내 끝났다. 유권자들은 지난 15일 냉철한 판단에 따라 누가 우리의 일꾼으로 적합한지를 가려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고, 그 결과 우리 울산지역에서도 6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됐다.
 먼저 당선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그리고 낙선의 고배를 든 후보자에게는 가슴으로부터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보내드린다.
 이번 17대 국회의원선거는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풍토 조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역대 여느 선거보다 공명정대하게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품이나 향응 등을 제공한 후보측에게는 예외없이 사정의 칼날이 드리워졌고, 후보측으로부터 이와 같은 접대를 받은 유권자에게도 사상 유례없는 50배의 과태료부과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또한 금품·향응을 제공하는 후보측을 신고할 경우 최고 5천만원의 포상금이 신고자에게 지급되는 등 유권자 스스로 불법선거 감시자가 되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도 공명선거 조성에 이바지했다.
 이처럼 강화된 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에 나선 후보측은 물론 유권자들도 깨끗한 선거풍토 조성이라는 대의(大義)를 거스르지 않았기 때문에 ‘금권선거’, ‘조직선거’라는 과거의 구태(舊態)에서 탈피해 미디어선거라는 새로운 선거문화를 정착시켰다.
 그러나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후보간 상호비방, ‘아니면 말고’식의 흑색선전이 난무했던 것은 이번 선거의 오점(汚點)이었으며, 반드시 개선해야 할 숙제로 남겨졌다.
 특히 이번 선거는 3김 시대 이후 우리 선거사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지역대립 구도가 일정정도 완화된 반면 계층 또는 세대간 갈등이 선거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는 등 새로운 갈등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 또한 우리 모두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고 했다. 선거 결과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만큼 우리나라의 대내외적인 여건이 좋지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라크전쟁 발발 이후 계속되고 있는 중동정세의 불안으로 고유가 행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북한 핵 문제도 마침표를 찍지못한 채 한반도 긴장 분위기를 조성시키는 복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경기는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청년실업문제도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얇아진 주머니사정 만큼 서민경제의 주름살도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울산지역에도 하루속히 해결해야 할 현안사업들이 산적해 있다.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 국립대 설립 문제가 난관에 봉착해 있다. 21세기 울산 미래의 청사진인 신항만 조기건설을 위해서도 충분한 예산 확보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또한 국립병원 유치, 경부고속철도 울산역사 주변 개발 등도 산업수도 울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여야(與野)를 막론하고 모든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사안들이다.
 멀게는 광역시 승격, 그리고 가깝게는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를 위해 시민의 힘을 하나로 결집했듯이 다시 한번 울산인의 저력을 발휘해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선거기간 동안 지지 후보와 정당에 따라 생겼던 반목(反目)과 불신(不信), 증오(憎惡)와 갈등(葛藤)은 이제 모두 화합(和合)이라는 용광로에 녹여버리고 울산발전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갈등을 타파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울산건설에 모든 힘을 모아야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당선자들은 승리의 기쁨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길 바라며, 패배의 아픔을 가진 낙선자도 이보전진(二步前進)을 위한 일보후퇴(一步後退)라는 심정으로 지역발전에 동참해줄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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