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막을 내렸다. 이제 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해 공보육을 확대하고 산전후 휴가를 현실화 하겠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 그들이 약속을 지키기를 기다리는 일이 남았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45세가 정년), "오륙도"(56세까지 근무하면 도둑) 등의 신조어는 "이 시대의 현모양처"라는 새로운 여성상을 만들어 냈다.
 현모양처로 인식됐던 바람직한 아내상은 더이상 바람직한 아내가 아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아내와 엄마 앞에 "경제적인 능력을 가진" 이란 수식어가 덧붙었다. 가정생활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까지 똑 부러지게 하는, 한 마디로 "수퍼우먼형 아내"를 원하는 것이다.
 최근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실시한 배우자 선호직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결혼 후 맞벌이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여성은 55%, 남성은 59.3%가 "원한다"고 답했다.
 어떤 남성들은 이제 여성도 자기 생활을 통해 자아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말이 좋아 자아실현이지, 쉽게 말해서 밥하고 아이 학교 보내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나가서 돈까지 벌어오란 소리다.
 덕분에 배우자감으로 안정된 교사, 공무원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대학 도서관에 가면 모두가 공무원 시험 공부에 열중이다. 서점가에 잔뜩 깔려 있는 "10억 벌기" 재테크 책과 "10년 안에 10억 벌기"란 인터넷 까페에서 만난 이들도 맞선 얘기만 나오면 먼저 "연봉"을 묻는다.
 월 50만원 이상의 보육비, 사교육비를 써 가면서 시간당 2천500원짜리 파트타이머라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 진실로 자아실현을 위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이 시대의 현모양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musou@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