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원전 해체승인 예상
해체용 양팔로봇·원격시스템
市-UNIST 내년 개발 완료해
지역기업에 기술이전·상용화
“시장 선점·신성장동력 육성”

고리원전 1호기의 해체 인허가 승인 시점이 2022년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울산시가 원전 해체의 핵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내년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한 뒤 지역 기업에 이를 이전, 원전 해체 산업을 지역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시에 따르면, 시는 UNIST와 협력해 원전 해체 관련 핵심·필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시는 우선 원전 해체용 양팔 로봇 및 원격 조정 시스템 개발을 내년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원자로 해체와 절단 등 고방사능에 노출되는 작업은 인력 투입이 불가능해 로봇을 이용한 원격 작업이 필수적이다. 원전 해체의 선두주자인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원전 해체용 로봇 팔을 제작하고 작업 수행 능력에 대한 검증도 진행했다. 국내에도 관련 기술력은 있지만 세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시는 지난 2018년부터 UNIST에 시비를 지원, 원전 해체 작업이 가능한 양팔 로봇과 원격 조정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UNIST가 개발한 양팔 로봇은 미국 ‘ANA Avatar XPRIZE’에 참가해 서울대와 함께 4강에 진출,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고도화와 정밀화에서 UNIST가 서울대를 한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사업이 내년에 완료되고 실증 단계에 들어서면 지역 기업의 참여를 통한 기술 이전 및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 시작한 원전 해체 공정작업 및 폐기물 처분용 비금속 기반 방사선 차폐 소재 개발 사업도 내년에 완료된다. 비금속 차폐제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의 시설물 재료로 활용된다. 금속을 대신해 저장시설 벽체의 부피를 줄이고 방폐물을 대량 저장할 수도 있다.

그동안 사용되던 중성자 차폐재는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했다. 전략 물자화되는 소재인 만큼 해외에서의 기술 이전도 쉽지 않았다.

이에 시는 UNIST와 함께 기존 차폐재를 대체하는 소재를 개발하고 크기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해 상용화하기로 했다.

원전 해체 극저준위 액체 폐기물 운반·저장용기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원전 해체 과정에서는 방사능이 함유된 날림먼지 등이 발생하는데 이를 차단하기 위해 다량의 물을 사용하게 된다. 방사능에 오염된 물은 극저준위 액체 폐기물로 분류되는데, 시는 이를 운반하고 저장하기 위해 기존 성능을 웃도는 겸용 용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원전 해체와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어 개발 즉시 상용화가 가능하다. UNIST는 시가 울산으로 유치한 오리온이앤씨와 공동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향후 10년 이내에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원전 해체시장 선점을 위해 핵심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술 개발 후 지역 기업과 연계해 상용화에 나서 원전 해체 산업을 울산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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