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경이로운 실적이 갖가지 뒷이야기를 낳고 있다. 1년간의 영업이익으로 코스닥 기업 대부분을 인수할 수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을 이어갈 경우 올해 벌어들일 영업이익은 14조원 정도로 전체 877개 코스닥 등록기업 가운데 상위권 일부를 제외한 867개(98.9%)사의 주식절반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월가에서는 노키아를 능가하는 기술업체라는 재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적발표 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IT공룡이 등장하고 있다"고 대서 특필했다.
 FT는 특히 "삼성전자의 놀라운 실적은 세계 기술공룡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거침없는 행보는 업계 최초로 국제표준규격의 차세대 그래픽DDR3 D램의 본격 양산체제 완비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그래픽 D램을 내세워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업계 1위 자리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세계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삼성전자의 힘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저가정책이 아닌 첨단기술력으로 승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라는 기업을 보유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뿌듯함과 함께 힘의 원천에 대한 궁금증이 발동한다. 원천기술 하나 없었던 일천한 산업화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제패를 꿈꾸고 있는 삼성전자의 성공은 "정보전쟁"에서의 승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 반문해 본다.
 사실 국내 기업중에서 삼성하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것이 막강한 기업정보력이다. 일찌감치 정보의 중요성에 눈을 뜬 삼성은 국내여론·동향에서부터 해외정보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부분도 소홀히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직원의 정보화 마인드는 국가정보기관을 능가할 것이라는 소문이 세간에 퍼진지는 오래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된 정보력을 바탕으로 시장흐름 분석·정보재생산을 통해 예측 가능한 부분을 도출한 뒤 기업전략을 수립, 첨단기술개발로 연결하고 있으며 이는 곧 시장선점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에 대한 중요성은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인 미국 CIA에서 24년간 비밀임무를 수행한 프레드 러스트만이 첩보전쟁의 최일선에서 뛴 현장경험을 인용, "정보전쟁에서 이기는 비즈니스 첩보술"이란 부제로 발간한 "CIA주식회사"란 책에서도 느낄 수 있다.
 스파이 백과사전이라 부를 만큼 첩보전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책에서는 산업스파이, 기업스파이, 경제스파이들이 전세계 산업현장을 무대로 벌이는 정보전쟁의 구체적 실상을 실제 사례를 통해 상세하게 보여준다.
 이가운데 저자는 정보수집의 온갖 방법중에서 첩보업계 용어로 휴민트(HUMINT)라 부르는 인적 정보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 첩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적국의 정부나 군대속에 잘 자리잡고 있는 스파이보다 국방에 더 귀중한 것은 없다. 휴민트야말로 가장 능률적이고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정보수집 방법"이라고 말한다. 책의 대부분을 인간에 의한 정보수집에 할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재 제일주의와 10년 뒤를 준비하는 삼성의 기업분위기와 상당한 유사성을 가지는 부분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최신 정보를 쥐고 있는 기업은 본능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기업보다 성공확률이 훨씬 높다"고 조언한다.
 국가경영이라는 막중대사를 책임진 인재집단인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구태를 반복하던 소위 구시대적 인물의 퇴장과 함께 신진인사의 대거등용이라는 결과를 도출한 국민의 뜻을 다시 한번 살펴야 할 것이다.
 초일류기업 삼성전자의 성공을 정치권에도 기대한다면 무리한 욕심일까. egij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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