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꿈 펼칠 공간 조성 필요성
남구 4개 권역별 청소년센터 추진
진로의 다양성 알려주고 방향 제시

▲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단계적 일상회복 상황 속에서 처음으로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남구에서도 큰 탈 없이 마무리됐다. 수능한파는 없었지만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능이 실시되다 보니 수험생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 시행했다.

그리고 긴장하고 있을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한 메시지도 고사장 주변에 걸어 32만 남구민이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수험생을 응원했다.

1년에 한 번, 마치 수능 때만 청소년들을 생각하며 호들갑떠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청소년 정책은 ‘교육백년대계’라는 말처럼 먼 미래까지 내다보며 준비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아이는 낳기만 하면 알아서 큰다’는 식의 구시대적 사고로는 안 된다. 앞으로 울산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가 바로 우리 청소년들이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을 어엿한 성인으로 키우는 건 부모와 보호자에게만 맡길 수 없기에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하고 행정이 책임감을 가지고 담당해야 할 분야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을 위한 행정의 역할을 생각해본다면 먼저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무궁무진한 창의성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놀이터에서 경험하고 보고 느끼며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도 준비해야 한다.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진로 지도가 필요하고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 속 고민에 귀 기울여주고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상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일 남구에서는 문수청소년센터가 새단장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지난 20년간 문수청소년문화의집으로 활용된 곳인데 오래 전 무거1동사무소로 쓰였던 낡은 건물이라 여러 불편함이 있어 지상 8층 규모로 리모델링했다. 특히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설계에 담아 댄스연습을 할 수 있는 2개의 스튜디오와 VR스포츠실, 카페형 도서관 등 시설이 마련됐다.

사실 청소년시설을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금싸라기땅에 마련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우리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는 확신으로 남구민의 공감을 모아 옥동에 청소년차오름센터를 개소했고 문수청소년센터 또한 문을 열 수 있었다.

아울러 청소년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야음·삼산권에 들어설 청소년센터 건립이 마무리되면 앞으로 남구 청소년들은 무거권 문수청소년센터, 옥동권 청소년차오름센터, 신정권 공업탑청소년센터에 이어 4개 권역별로 마련된 청소년수련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시설만큼 중요한 게 바로 청소년들을 위한 콘텐츠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들의 꿈과 창의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직업체험과 진로 상담, 문화, 스포츠, 여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쩌면 요즘 청소년들의 눈에는 아마 필자가 그냥 처음부터 계속 아저씨로 살아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서씨 아저씨’도 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우리는 커서 뭐가 될까’ 하고 꿈을 그렸고 지금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닌 고민을 상담해줄 이가 없어 혼자 속으로 끙끙 앓기도 했었다. 그래서 어쩌면 그 때 아쉬움에 이러한 생각을 더 하게 되는 것 같다.

여러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우리 아이들에게 진로의 다양성을 알려주고 그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다면 앞으로 자신의 삶을 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 또한 더 멀리, 더 넓게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전 지구적 재앙인 코로나 상황 속에도 학업을 이어 나가며 힘든 시간을 견뎌 낸 수험생 친구들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이제 새내기로서 출발을 앞두고 그동안 고생한 만큼 푹 쉬면서 가족,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도 쌓고 알찬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또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 친구들도 남구의 청소년시설과 각종 프로그램을 활용해 바르게 성장했으면 한다. 그래서 먼 훗날 울산을 위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남구의 청소년 정책이 기억되길 바란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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