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상헌 문화부 차장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체계가 전환한 지 이제 한 달이 가까워진다. 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그동안 개최하지 못했던 축제와 문화행사가 봇물 터지듯 많이 열렸다. 식당가도 사적 모임 인원제한이 늘어나며 각종 모임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다만 단계적 일상회복 도입 이후 곳곳에서 방역 수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일부 식당·카페·주점 등에서는 체온 측정을 위한 온도계나 QR코드 체크기는 없고, 형식적으로 명부 작성을 권하거나, 안심콜 번호만 안내한다. 명부 작성, 안심콜 통화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 울산은 현재 사적 모임이 12인(접종완료자 8명 포함)까지 가능하지만, 감염 위험이 큰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미접종자는 4명까지로 제한한다. 하지만 대부분 백신 접종 내역을 확인하는 절차도 거의 없다. 물론 이런 것들이 업소만의 소극적인 대처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너무도 길었던 사회적 거리두기로 느슨해진 시민들의 방역 심리가 원인이라 본다.

결코 울산이 코로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7일 기준 11월 확진자는 201명으로, 단계적 일상회복 이전인 지난 10월 확진자 244명에 근접해 가고 있다. 여기에 울산시 ‘코로나 확진자 발생 및 조치상황 보고’에 따르면 18세 이상 확진자 가운데 백신별 권장 횟수를 접종하고도 확진된 돌파 감염자 비율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돌파감염 비율이 10월3주에 30%에 불과하던 것이 10월4주 41.7%, 11월1주 46.7%, 11월2주에 절반을 넘어선 58.3%를 기록했다. 급기야 11월3주에는 70.2%로 확진자 47명 가운데 33명이 돌파감염으로 확진됐다.

이런 상태라면 확산세를 잡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남아공에서 최초로 확인된 새로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오미크론’(B.1.1.529)도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험난한 앞날을 예고한다. 의료계는 시민들의 방역수칙·개인위생 준수는 기본이고, 추가접종과 청소년층 접종만이 답이라고 하고 있다.

정부 역시 29일 코로나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한 방역 강화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한 상태다. 12월 연말연시를 앞두고 위드 코로나가 중대 기로에 선 것이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다시 강하게 올려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도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입장에선 단계 강화는 생사가 걸린 문제다. 단계 격상에 따른 실효성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식당·술집 영업제한 등의 거리두기는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50대 이상 연령이 주 대상자다. 그런데 현재 발생하고 있는 위중증 환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노인에게서 발생한다. 거리두기 강화의 대상자와 코로나 위중증 피해 위험군이 다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고령층, 취약시설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접종을 포함해 접종 완료율을 끌어올리기에 더욱 속도를 내는데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시민들도 ‘나 하나쯤은’하는 생각은 버리고 기본적인 방역수칙만은 준수해야 코로나 확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전상헌 문화부 차장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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